수능 실업계 영역 신설 방안은 고사위기에 놓인실업교육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국내 실업계 고교수는 지난 4월 현재 전체 고교의 38.5% 인 759개교, 재학생은 65만1천198명으로 전체학생의 34.1%를 차지하고 있지만 평균 5.1%가 중도탈락하는가하면 취업률은 지난해 57.7%에서 올해 54.4%로 떨어지는 등 학생과 학부모, 기업체의 관심이 줄고 있다. 또 올해 실업계 고교의 대학 진학률이 42%, 이 가운데 4년제 대학 진학률은 12.7%에 달하는 등 실업고 학생의 진학이 늘면서 최근 실업고가 대입준비 진학반까지 별도 운영, 실업교육이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에 따라 대학 입학시험에 실업계 고교 교육과정과 부합하는 시험을 개설, 실업교육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 수능 실업계영역 신설 방안이다. 수능개편연구위원회가 마련한 방안은 2005학년도 수능 5개 개편시안 가운데 교육과정과 무관한 `학업적성검사(수능Ⅰ) 및 기초학력검사(수능Ⅱ)안'을 제외한 4개 시안에 실업계 영역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즉 `현 대학수학능력시험 보완안'의 경우 일반계의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 대응하는 `직업탐구'영역을 신설, 공통과목인 과학과 사회는 동일하게 치르되 선택과목은 농업이나 공업, 상업, 수산ㆍ해운, 가사ㆍ실업 등 5개 중 1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동일 영역을 보통과 심화시험으로 나눈 `교과영역별 단일 선택시험안'에서는 사회영역이나 과학영역과 별도로 `직업영역'을 만들어 농업 등 5개 과목의 심화시험중 1과목을 고르게 된다. 이밖에 수능을 이원화한 `기본교과공통시험+선택과목선택시험안'과 `일반학업능력시험+교과목선택시험안'에서는 각각 기본교과공통시험과 일반학업능력시험은 일반계, 실업계 구분없이 응시하되 선택과목선택시험이나 교과목선택시험에 직업영역을 신설, 5개 과목중 1개를 응시토록 한다는 것이다. 실업계고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능에 실업계열을 포함하는 방안 이외에도 실업계고 학생들이 대학의 동일 계열 학과에 지원할 경우 정원외 모집을 허용하거나 가산점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실업계가 예.체능계보다 규모가 큰 데도 수능 계열에서제외된 것은 부적절했다"며 "실업고는 취업과 `계속 교육'이 병행돼야 하는 만큼 수능 실업계 영역 신설은 물론 실업고 출신이 공대나 상대 등 동일계열에 지원할 경우3∼5% 범위에서 정원외 모집을 허용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고 말했다. 그러나 수능 실업계 신설 방안에는 실업고가 당초 취지와 달리 입시 대비용으로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반대의견도 적지 않아 실제 도입 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위원회 박도순(朴道淳)위원장은 "수능 실업계 신설은 교육계의 합의 및 정책 결정이 이뤄질 경우 가능한 일"이라며 "더욱이 교육시설과 취업 보장, 교육과정의 탄력적 운영, 우수교원 수급, 대입전형제도 개선 등 다각적인 개선 노력과 어우러질때 현실적인 실업교육 활성화 방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