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12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치러지는 2학기 수시모집 심층면접에서 난해하거나 튀는 문항대신 대체로 평이한 문제지문을 일단 내놓고 이를 바탕으로 보충질문과 재질문 등을 통해 점차 질문의 수준을 높여가는 이른바 '다단계 평가' 방식의 면접을 실시했다.


상당수 수험생들은 주어진 질문지만 보고 안심했다가 면접관들의 추가 질문에 당혹해하며 답변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학교측은 또 면접시간대에 따른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대별로 별개의 문제은행을 사용했으나, 문제유형 정보 수준 격차에 따라 상대적으로 유리하거나 불리해지는 수험생들이 있을 수 있다는 불만도 일부 제기돼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과대는 면접관들의 질문이 대기 수험생들에게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 면접을 치른 수험생들을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등 '철통보안'을 유지하기도 했다.


이번 2단계 전형의 100%를 차지, 당락의 최대변수로 떠오른 심층면접의 가장 큰특징은 평이한 질문지문을 바탕으로 점차 난이도 수준을 높여가며 일련의 추가질문을 통해 수험생의 능력을 단계적으로 평가했다는 것.


실제로 학생들에게 제시되는 질문지문은 대부분 모집단위에서 난해하지 않은 평이한 수준이었으나, 실제적 평가는 학생의 1차 답변에 대한 면접관들의 추가질문을 통한 '기본개념과 원리 질문->응용질문->창의성을 본격적으로 평가하는 개방형 질문(open question)' 등 3∼4단계로 진행됐다.


특히 실질적 반영비율이 높은 전공적성 평가의 경우 면접관들의 날카로운 질문세례가 본격적으로 쏟아졌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얘기다.


무조건 난해한 문제보다는 정상적인 고교 교과과정 범위내에서 출발,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창의력 등을 다각도로 평가, 변별력을 최대화하겠다는 것이 학교측의 입장이다.


또 지원자의 다양한 측면을 평가한다는 취지에서 기본 질문 이외에 지원동기와 감명깊게 읽은 책, 경시대회 경력에 관한 질문 등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등을 바탕으로 한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필고사의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연대 등 일부단과대는 문제풀이를 위해 칠판을 비치하기도 했으나, 사범대 자연계열 등 일부 모집단위에서는 문제해결 공식을 종이에 적도록 하기도 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심층면접은 '기본소양'(3∼10분)과 '전공적성'(10분∼30분) 등 2가지 분야로 나뉘어 수험생 1인당 면접관 4∼5명이 배정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기본소양 평가는 전 모집단위가 동일한 문제은행을 사용, 수험생으로 하여금 질문 3개를 골라 하나를 선택하게 했으며, 전공적성도 대부분 단대별로 출제한 문제은행 중 1가지를 고르게 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깊이 있는 사고능력 측정을 위해 대부분의 단과대에서는 면접전 미리 문항을 제시하고 답변할 시간을 주기도 했다.


인문대에 지원한 한 고3생은 "기본소양 문제는 대체로 무난했으나, 전공적성에 있어서는 까다로운 질문들이 계속 이어져 당황스러웠다"며 "전공적성 평가시 추가질문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