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0대 천문학자가 한국 국적자로는 최초로 세계적 명문대학인 영국 옥스퍼드대의 정식교수로 부임했다. 주인공은 지난 8월까지 연세대 자외선우주망원연구단에서 연구 교수직을 맡았던 이석영 교수(37). 이 교수는 지난달 영국으로 건너가 옥스퍼드대 정식 교수로 임용돼 강의를 하고 있다. 한국인이 옥스퍼드대에 방문교수나 연구교수로 일했거나,외국국적을 가진 교포출신이 교수로 채용된 적은 있지만 한국국적을 갖고 정식교수가 되기는 이 교수가 처음이다. 연세대 천문학과 84학번인 이 교수는 1990년 미국 예일대에 입학,천체물리학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95년 졸업과 동시에 미항공우주국(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의 일자리를 얻었다. NASA의 은하 진화 탐사선 개발과 탐사선의 과학업무 개발작업에 참여했던 그는 지난 98년 연세대 자외선우주망원연구단의 이영욱 교수와 함께 은하의 진화과정에 대한 공동연구에 들어갔다. 지난해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은하 외곽의 형성을 밝히는 근거를 제시한 '은하의 자외선진화 모델'이란 논문을 공동으로 발표,세계 천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교수는 이같은 업적을 높이 산 옥스퍼드대 조지프 실크 천체물리학과장으로부터 정식교수직을 제의받았다. 이 교수는 "천체물리학계의 쟁쟁한 학자들과 함께 강단에 서게 돼 무척 기쁘다"며 "연구를 마친 뒤에는 한국으로 돌아가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이 교수와 함께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이영욱 교수는 "이 교수 같은 천문학계의 인재와 한국 강단에서 함께 설 수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능력있고 촉망받는 후배학자가 명문 옥스퍼드대에 당당히 교수로 임용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기영 기자 ka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