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콩가리듬의 댄스곡 '투나잇'을 발표하며 가요계에 데뷔한 여성 3인조 걸프렌드가 '가짜 가수' 논란에 휩싸였다.


일간스포츠는 28일자 기사에서 G라는 이니셜을 사용해 걸프렌드의 데뷔앨범 수록곡을 부른 실제 가수가 따로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같은 의혹은 걸프렌드의 매니저 L씨의 입을 빌려 폭로한 것이어서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일간스포츠에 따르면 최근 출연가수들의 립싱크(연주테이프에 맞춰 실제로 노래하지 않고 입만 벙긋거리는 것)를 금지한 MBC TV 가요프로 「생방송 음악캠프」 출연을 앞두고 걸프렌드가 스스로 "앨범 수록곡을 우리가 부르지 않았다"고 L씨에게 털어놨다는 것.


이번 사건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가창력 없는 '립싱크 가수'들을 양산해 온 방송ㆍ가요계에 적잖은 파장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가요계에는 그동안 가창력이 모자라는 일부 가수들의 앨범을 녹음조작 등을 통해 제작한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립싱크 위주로 진행되는 음악방송프로에서 이를 크게 문제삼지 않는 분위기였다.


텔레비전 음악프로에 출연해 립싱크로 노래실력을 감춰 온 이들의 실상은 최근「생방송 음악캠프」 등이 실제 가창을 요구하면서 들통나게 됐다.


걸프렌드는 이달초 SBS TV 「도전 1000곡」 프로에 출연했다가 음정이 불안하고 가사도 알지 못해 2차 예선에서 무대에 선 지 30초만에 물러나기도 했다.


'가짜 가수' 논란에 대해 걸프렌드의 소속사인 하우디엔터테인먼트(대표 김원석)는 "그같은 사실을 일부 인정한다"면서도 "3명의 멤버 가운데 리드보컬 가연(17)은 전곡을 불렀고 은지(18)와 서니(19)는 일부 곡에만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음반 프로듀서 강모(26)씨가 대박을 터뜨려 주겠다면서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을 끌어들여 앨범을 제작했다"면서 "강씨가 코러스 등 녹음 참여자들에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잠적해 이달초부터 음반발매를 중지시키고 강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할 준비를 해 왔다"고 말했다.


하우디측은 "프로듀서 강씨로부터 사기를 당한 것을 알았지만 이미 음반을 발매하고 홍보에 들어갔기 때문에 이를 중단할 수 없었다"면서 "본의 아니게 팬들을 속이게 된 것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하우디 관계자는 "강씨의 사기혐의와 관련해 28일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면서 "이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 홍보매니저로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을 예상한 L씨가 일부 언론에 립싱크 문제를 고의로 흘린 것 같다"고 이번에 파문이 일어난 과정을 설명했다.


한편 MBC 「생방송 음악캠프」 관계자는 "걸프렌드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나 프로그램의 출연자 명단에 오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