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파로 추석 풍속도가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풍성했던 추석 선물이 대거 모습을 감추고 연휴 여행에 나서는 '엔조이족'도 급감했다.


반면 인터넷 클릭만으로 간편하게 추석상을 준비하거나 카풀(Car Pool)을 이용하는 '실속파'는 급증했다.


한편 일부 공무원과 회사원들은 미국의 테러 보복공격에 대비,추석 연휴도 반납한 채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줄어든 선물 보따리=중견기업인 A사에 다니는 김인국 대리는 추석을 맞아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회사가 긴축경영에 나서면서 특별 상여금은커녕 추석선물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대리는 "작년엔 추석상여금 중 20만원을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친인척 선물을 사는데 썼지만 올해는 용돈에서 10만원을 털기로 했다"고 푸념했다.


연휴를 해외나 고급호텔에서 보내는 '엔조이족'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신라 롯데 등 특급호텔들이 평상시 가격보다 50% 가량 할인해 내놓은 연휴상품 판매실적은 작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연휴를 겨냥해 해외여행 특별 패키지 상품을 판매중인 여행업체들도 대부분 작년보다 손님이 줄었다.



<>늘어난 실속파=e-현대백화점(www.e-hyundai.com)이 추석을 맞아 내놓은 '가례원상'은 지난 15일 이후 하루 평균 20∼30상의 주문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보다 3백% 늘어난 실적.


이익숙 대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지방에서 오는 주문은 아예 사절했다"고 말했다.


한솔CS클럽(www.csclub.com)이 예약판매에 나선 '추석상 차림'엔 3백여건의 주문이 몰려 이번주부터는 추가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카풀 전문사이트인 카풀(www.carpool.co.kr)엔 최근 들어 하루 5백건에 달하는 카풀 운전자와 차를 얻어 타려는 사람들의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사이트 운영자 오중환씨는 "작년 추석 때보다 신청자가 3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연휴 비상근무=중동지역 주재원을 관리하는 삼성물산 기획팀 J차장은 연휴기간중 가족만 고향으로 내려보낸 채 서울에 남기로 했다.


미국의 보복공격에 대비,기획팀과 인사팀 간부는 모두 서울에서 대기하라는 회사 지침이 내려왔기 때문이다.


공무원들도 벙어리 냉가슴 앓기는 마찬가지.


연휴기간중 미국의 보복공격이 감행될 경우 모처럼만의 연휴가 물거품될 수 있어서다.


특히 관내에 주한미군사령부와 아랍국가 및 이스라엘 대사관,이슬람 사원 등이 몰려 있는 용산경찰서는 전 부서가 테러발생에 대비해 특별 근무를 하고 있다.


유병연·안재석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