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서전 펴낸 '노르웨이 라면왕' 이철호씨 ]



노르웨이에서 연간 1천4백만개의 한국라면을 팔아 '라면왕'이 된 한국인이 있다.


1937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때 미군부대에서 하우스보이로 일하다 파편에 다친 몸을 치료하기 위해 17살에 노르웨이로 건너간 이철호씨(64)가 그 주인공.


그는 화장실청소부 호텔벨보이 등 궂은 일을 하면서도 독학으로 요리전문학원을 마치고 요리사가 됐다.


그후 노르웨이 최고의 빵공장 책임자,15개의 체인점을 가진 식당 디렉터를 거쳐 라면 판매에 나섰다.


이씨는 라면 하나로 노르웨이에서 스타대접을 받고 있다.


전문 요리사이기도 한 이씨는 각종 요리프로그램 시식회 광고 등에 출연해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중·고등학교와 직업학교 특별강연의 단골 강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노르웨이 북부의 작은 도시 나르빅에서 열린 백화점 개업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씨를 보기 위해 초등학생들이 집단으로 무단 결석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씨는 이 행사에서 라면 시식프로그램을 맡았었다.


한국라면에 '미스터 리'라는 브랜드를 붙여 판매되는 이씨의 라면은 현지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씨는 현재 연간 1천5백만달러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노르웨이의 '라면왕'이 됐다.


"미스터 리 브랜드는 라면의 동의어로 쓰인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최근 '노르웨이 라면왕 미스터 리 이야기'(창작시대)라는 자서전을 내고 한국을 방문했다.


이 책에는 죽음의 문턱을 넘어 무일푼에서,그것도 낯선 땅에서 최고경영자가 되기까지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산 이씨의 성공기인 셈이다.


김기영 기자 ka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