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계 거물이자 북한의 현대식 병원인 '김만유병원'의 설립자인 김만유(87)씨가 부인 변옥배(78)씨와 함께 도쿄발 대한항공 714편으로 27일 오후 5시 40분께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공항에는 김씨의 형님인 故 김대유씨의 둘째 아들 봉두(69.제주시)씨와 동생인 故 김경유씨의 셋째 아들 병두(50.남제주군의회 부의장)씨 등 조카와 친족 30여명이 나와 휠체어를 타고 나오는 김씨와 부인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또 대정읍노인회(회장 좌태진.77) 회원 10여명도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항일투사인 김씨를 열렬히 환영했다. 36년 도일한 뒤 46년 잠시 고향에 다녀갔던 김씨는 55년만에 처음 고향땅을 밟고 "너무 오랜만에 고향에 오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고향 발전을 위해서도 무엇인가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31년 만주에서 발생한 `만보산 사건'과 관련해 국내에서 항일운동을 하다 일경에 적발돼 옥고를 치른 인물로, 36년 일본으로 건너가 의대를 졸업한뒤 의사로 활동하며 재산을 모아 82년 조총련 결성 후 최고 헌금액인 22억엔을 북한에 기증했다. 북한은 이 돈으로 병상 1300개를 갖춘 초현대식 `김만유병원'을 설립했다. 김씨는 이후 96년에도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쌀 1천t을 기증했으며 같은해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인민의사' 칭호를 받는 등 김 위원장과 상당히 가까운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씨 부부는 제주시 그랜드호텔에서 여장을 푼 뒤 28일 고향인 남제주군 대정읍모슬봉에 있는 가족묘지를 찾아 성묘를 하고 고향에서 추석을 지내고 오는 2일 서울로 갈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일본에서 온 딸 2명과 함께 오는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저서 `김만유선생 인술'과 자서전인 `김만유집'(이상 도서출판 고구려 간) 출판기념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김씨 일행은 6일 다시 제주에 내려왔다가 9일 오전 9시 20분 대한항공편으로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제주=연합뉴스) 김호천기자 khc@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