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석회장은 현재 골프장 3개를 운영하고 1개를 건설중인 '골프장 재벌'이다. 박회장이 골프장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90년대 중반 신안CC(18홀)를 건설하면서부터. 박 회장은 주택건설산업이 어려워지자 돌파구로 골프장건설에 나섰다. 99년 개장한 신안CC는 박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경기도 안성군 고삼면 땅에 건설됐다. 이후 박 회장은 역시 자신이 갖고 있던 경기도 광주군에 그린힐CC(18홀)를 건설해 지난해 오픈했다. 이 두 골프장은 회원권 시세가 2억3천∼2억5천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대 골프장이다. 회원들 부킹도 잘해주고 나름대로 명문의 구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는 제주 신안CC(27홀)를 건설중이다. 이 3개골프장에 투입된 자금은 2천5백억여원이다. 박 회장은 이후 매물로 나온 여러 골프장을 사들이려고 했다. 공기업 민영화 차원에서 매물로 나온 문예진흥원 소유의 뉴서울CC도 매입하려고 여러차례 경매입찰에 참여했으나 뉴서울CC측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바람에 무산됐었다. 골프장 오너는 대개 전면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을 내세우는 속성이 있어 이때까지만해도 박 회장은 골프장업계에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박 회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모기업인 대농의 부도로 경매로 넘어간 리베라CC(구 관악CC)를 올1월 인수하면서부터다. 관악CC는 회원수가 3천여명으로 너무 많아 그 누구도 골프장을 인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박 회장은 '인수후 특별회원을 모집해 인수대금을 충당한다'는 기발한 발상으로 인수작업에 뛰어들었다. 부채 8백49억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계약금 70억원을 투자했다. 총 9백25억원을 들인 셈이다. 골프장업계에서는 이번 박순석 회장 구속과 관련,골프장내 파워싸움이 발단이 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최근 리베라CC 사장이 이전 관악CC 사장이었던 장모씨에서 신안측 인사인 이모씨로 바뀌면서 알력다툼이 전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