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사이에 암에 걸려 숨진 사람이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였던 위암을 제치고 폐암에 의한 사망자가 더 많아졌다. 또 서구식 식생활로 인해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죽는 사람이 2배나증가했다. 통계청은 26일 이런 내용의 `2000년 사망원인 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망 원인은 암이 가장 많고 이어 뇌혈관 질환, 심장질환,운수사고, 간질환 순으로 나타났다. 암에 의한 사망률(인구 10만명당 사망자)은 90년 110.4명에서 작년 122.1명으로10.6%나 증가했다. 암에 의한 사망이 전체 사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에서 23.7%로 커졌다. 이중 폐암에 의한 사망률은 14.4명에서 24.4명으로 69.4% 늘어나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했다. 90년에는 위암이 31.5명으로 1위를 기록했으나 10년 사이에 24.3명으로 줄어들면서 2위로 떨어졌다. 통계청은 "폐암은 조기 진단의 어려움과 인구의 노령화, 대기오염의 심화.흡연등에 따라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대장암, 췌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은 고지방식 식생활과 환경오염물질의 증가 때문에 늘어난 반면 위암, 간암, 자궁암 등은 조기진단의 덕분으로 줄어들었다. 순환기계 질환의 사망률은 90년 163.9명에서 작년 123.2명으로 감소했지만 허혈성 심장질환은 동물성 지방 섭취의 증가, 비만,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으로 10.4명에서 21.5명으로 106.7%나 급증했다. 자살에 의한 사망률도 9.8명에서 14.6명으로 49.0%가 증가했다. 성별 사망률을 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약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대(大)사인 중 간질환 4.2배, 운수사고 2.6배, 자살 2.2배 등으로 남자가 높은데, 이는 지나친 음주.흡연, 경제활동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40~50대 남자의 사망률은 여자보다 3배 가량 높고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에서는 운수사고, 30대 이후에는 암으로 죽는 경우가 가장많았다. 한편 지난해 연간 사망자는 24만7천346명으로 하루 평균 678명이 숨졌다. 인구10만명당 사망률은 520.4명으로 90년 580.8명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세계보건통계연감에 사망원인 통계가 실린 주요 9개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사망률은 호흡기 결핵(남자 9.7명, 여자 3.8명), 운수사고(남자 36.8명, 여자 13.9명)의 경우 가장 높았으며 간암(남자 32.5명, 여자 10.0명)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 유방암(4.9명), 자궁암(5.6명), 허혈성 심장질환(남자 24.0명, 여자 19.0명), 폐렴(남자 9.3명, 여자 7.1명)은 가장 낮았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