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섹스 비디오' 파문으로 활동을 중단한 뒤, 올 여름부터 케이블과 라디오를 중심으로 활동을 재개했던 댄스가수 백지영이 25일 오전 11시부터 70분간 경기도 고양시 SBS 탄현제작센터에서「한선교ㆍ정은아의 좋은 아침」(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 30분)의 녹화를 가졌다.


백지영이 비디오 파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뒤 공중파방송의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의 심경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


블라우스와 바지 차림의 단정한 모습으로 등장한 백지영은 이날 녹화에서 차분한 자세로 두 MC의 질문에 답했다.


먼저 백지영은 최근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케이블방송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예전에 공중파방송에 출연할 때에 비하면 아쉬운 점이 많지만 그래도 다시 노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비디오 파문과 관련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비디오의 존재를 몰랐느냐"고 묻자 "너무 겁이 나서 피하고만 싶은 심정이었고, 도무지 헤쳐나갈 자신이 생기지 않았다"며 거짓말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최근 활발한 사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에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앞으로도 꾸준히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이 줄어들지 않겠느냐"고말했다.


또 예상보다 빨리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평소에 당차던 어머니가 좌절한 모습을 보고 스스로 기운을 내다 보니까 빨리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격려가 다시 활동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를 묻자 "비디오 파문이 터진 이후에도 시종일관 활동을 하고 싶었으나, 여건이 안되서 할 수 없었다"며 "시청자들이 찾아주신다면 공중파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한 뒤,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


이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SBS 외주제작팀 송길우PD는 "전체적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는 했지만 시청자들 앞에 나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기회는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녹화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PD는 그러나 "사회적인 파장을 고려할 때 여전히 방송하기가 껄끄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고위간부들과 시사회를 가진 뒤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백지영의 녹화사실이 알려진 뒤,「한선교ㆍ정은아의 좋은아침」의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에는 '백지영의 공중파 방송의 출연은 너무 이른 것 같다', '아침 토크프로그램의 시청률 경쟁 때문에 시청자에게 거부감을 주는 백지영을 무리하게 출연시키는 것이다'는 등 제작진을 비난하는 의견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