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원대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G&G그룹 회장 이용호씨가 정.관계 고위인사의 가족, 친척을 자신의 계열사에 취업시키거나 유력인사들과 수시로 전화통화를 나누는 등 친분관계 유지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씨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99년 자신 소유의 상장기업 인터피온(옛 대우금속)의 주가조작 혐의를 적발, 검찰에 수사의뢰하자 1년 뒤인 지난해 4월 금감원 김영재 부원장보의 동생을 인터피온의 전무로 영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원장보의 동생은 김 부원장보가 '진승현 금융비리사건'으로 검찰에 구속된 무렵인 11월 이후 거의 출근을 하지 않았지만 급여는 올 5월까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부원장보는 "동생의 취업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고, 동생도 "내 능력으로 취업했으며 형이 주가조작 혐의로 적발했던 회사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신승남 검찰총장 동생에게도 "사장 자리를 주겠다"며 접근했었고, 임휘윤 전 서울지검장(현 부산고검장)도 "조카뻘되는 친척이 이씨 계열사에 취업한 일이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언론이 입수한 이씨의 '전화손님 명단'에는 99년 4∼6월 김모 당시 국정원 간부, 이모 검찰간부, 조모 전 의원 등이 이씨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돼 있으며, 이씨는 이들과 수시로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씨 계열사의 사외이사였던 도모씨는 이 기간에 수십차례 전화를 걸어 '국세청장→안정남, 오후 발표→꽃', '동교동 상임이사님 대구동아백화점 행사중' 등의 메모를 남겼다. 한편 전화통화에 대해 국정원 간부 김씨는 "이씨와 고교동문이라 알고 지낸 적이 있을 뿐 그 이상의 관계도 아니다"라고 해명했고, 검찰간부 이씨는 "99년 친구 소개로 이씨를 한번 만나긴 했지만 워낙 소문이 나빠 발을 끊었다"고 주장하는 등 관련자들이 대부분 이씨와의 친분을 부인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