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총재 서영훈)가 추진중인 알부민 완제품 사업은 수익전망이 어둡고 민간 제약회사의 혈장분획제제 공급을 어렵게 만들어 건강보험재정에도 엄청난 부담을 가져올 것이라는 국책 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그러나 적십자사는 지난 12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의 국정감사에서 알부민 완제품 생산 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자체자금 39억원, 기채 160억원 등 모두199억원으로 알부민 완제품 생산시설을 신축한 뒤 2003년부터 국내 헌혈혈장 50만ℓ전량을 자체적으로 처리, 연간 20% 알부민 73만6천병(100㎖ 기준)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복지부에 승인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복지부 용역 의뢰로 이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한 보건사회연구원(책임연구원 한영자)은 지난달 적십자사의 기술력과 경영능력, 시설 완공 후 수익성, 국내혈액제제 수급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할 때 사업 전망이 전체적으로 부정적이라는결론의 보고서를 복지부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적십자사가 계획대로 국내 헌혈혈장 50만ℓ전량을 처리할수 있다 해도 1ℓ당 1.46병꼴로 연간 73만6천병의 알부민(20% 100㎖ 기준)을 생산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적십자사가 연간 국내에서 나오는 혈장 50만ℓ를 모두 처리하고 1ℓ당 1.3병(국내 민간제약사 수준)꼴로 65만병(100㎖ 기준)을 생산하면 계획대로 차입금 상환이 가능하나, 연간 35만ℓ(적십자사의 현재 알부민 반제품 처리 규모)를 처리해 알부민 45만5천병을 생산할 경우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는데 20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전망됐다. 따라서 적십자사가 알부민 완제품 생산 사업으로 수지를 맞추려면 국내 혈장 50만ℓ를 독점 처리해야 하나, 이는 수요자인 국민과 의료기관의 권익 보호 측면이나순수 민간 봉사활동 조직인 적십자사의 정체성에 비춰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서는지적했다. 이와 함께 적십자사는 알부민을 제외한 항혈우병 글로블린 등 나머지 11개 혈장분획제제를 생산하지 않을 계획이나, 적십자사가 국내 혈장을 독점할 경우 민간제약회사들은 채산성 악화로 알부민 이외의 기타 분획제제 생산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결국 전량 수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서는 관측했다. 알부민을 제외한 11개 분획제제를 수입에 의존할 경우 지난해 국내 수요량을 기준으로 연간 건강보험재정 부담이 1천327억원(일본제품 수입시) 내지 2천818억원(미국제품 〃)가량 가중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적십자사는 현재 자체 혈장분획센터에서 연간 국내혈장 35만ℓ를 처리, 알부민반제품을 생산한 뒤 이를 녹십자와 동신제약에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 사업을통해 441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che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