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桑田碧海) 조달청 산하 중앙보급창(창장 이동근)이 올해초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된이후 나타난 변화를 요약한 말이다. 중앙보급창은 주로 PC 복사기 문구류 등 행정용품을 서울 경기지역에 있는 중앙행정기관및 지방자치단체,학교 등 공공기관에 공급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6천6백개 기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나 교사,공기업 임직원 등이 고객이다. 유통기관 역할을 하면서 조달수수료를 받는다.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알선해준 물품 규모는 2천5백19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의 조달실적이 1천2백61억원이었던만큼 매출액이 2배로 뛴 셈이다. 올해 정부 예산이 전년 대비 5.8% 늘어난 것을 감안할때 그간 독자적으로 구입했던 상당수 기관이 보급창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지난 상반기중 적자액도 1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3억원보다 급감했다. 이동근 창장은 "지난 76년 창설된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해왔다"며 "하반기의 취급물량이 더욱 늘어나면서 올해 1억∼2억원의 흑자를 올릴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앙보급창이 반세기만에 흑자기관 전환을 눈 앞에 두게 된 데에는 고객만족 경영체제로 탈바꿈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우선 연초부터 조달이동사무실(Mobile Office)을 가동했다. 직원 4명이 업무용 차량 2대에 나눠타고 수요기관에서 긴급히 요구하는 품목을 갖다주면서 애로및 건의사항을 접수했다. 입찰이나 계약 공급 등에 관한 외부 전화를 전담 여직원이 받아 관련 부서로 안내해주는 헬프데스크 상담창구(031-260-8658)도 운영했다. 고객이 원하는대로 기관 로고와 주소,기관명,홍보내용 등을 제품에 인쇄하는 주문형 맞춤공급방식을 도입했다. 수요기관 정문앞에 물품을 갖다놓고 갔던 방식에서 탈피,사무실 등 고객이 원하는 장소까지 운반해주는 맞춤배달시스템으로 서비스 수준을 높였다. 특정 규격을 과도하게 보유하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물품의 경우 신품으로 무상교환해주었다. 노후화된 옷장이나 의자류 등에 대해 당초 공급가격의 10%를 인정해주는 보상판매까지 실시했다. 이뿐만 아니었다. 21세기를 이끌어가는 신상품을 개발한다는 차원에서 자체 브랜드(LEAD 21)까지 제정,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마쳤다. 이미 오렌지,레몬껍질에서 추출한 천연세정제인 PC크리너와 정전기가 없는 전자복사용지를 10억원어치 판데 이어 조만간 최고급 서류가방도 판매할 방침이다. 이처럼 업무가 늘어났는데도 인원은 오히려 줄었다.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정원이 지난해말 1백1명에서 92명으로 감축된뒤 3명이 퇴직했는데도 충원하지 않았다. 물론 인건비가 아까워서였다. 9월부터 기존 사전검사제도를 보완한다는 차원에서 '품질인증제'를 도입,시행중이다. 제한된 인력으로 사실상 모든 물품을 검사할수 없는데다가 현행 검사면제 품목에 문제가 있는 점을 감안,사후검사방식을 도입키로 한 것. 이를 위해 일정한 자격과 품질이 보증되는 용품에 대해 외부전문가가 주축이 된 심사위원회가 평가하게한뒤 합격품에 한해 품질인증서를 교부할 계획이다. 사전 검사를 면제하는 대신 실제 공급 품목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다. 3번 적발되면 인증 취소는 물론 공급계약마저 해지된다. 이 창장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적기에,적정 가격으로 공급해 수요자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겠다"며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책임운영기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수지=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