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의 한 뷔페식당에서 시작된 콜레라의최초 감염자가 식당 종업원으로 밝혀진 가운데 보건당국의 설사환자를 비롯한 전염병 모니터링제 등 보건관리 체제의 허점으로 콜레라 확산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식당종업원들은 지난달 14일 포항에서 사 온 생선회를 먹고 최초로 17-18일께 10여명이 설사증세를 보여 영천시내 모 병원을 찾았지만 보건당국이 운영하고있는 전염병 모니터링제에는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심한 설사증세를 보인 권모(50.여) 씨등 3명은 입원조치돼 이때부터실질적으로 콜레라가 전파됐으나 병원측은 단순설사 환자로만 판단, 보건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13일부터 병.의원을 대상으로 설사환자 모니터링제를 시행해전염병 환자가 의심될 경우 즉시 가검물을 채취하고 보건소에 보고토록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당국이 본격적인 대처에 나선 것은 지난달 27-28일께 경주와 영천, 영덕에서 수십명씩 설사환자들이 발생해 지난 2일 콜레라로 확인되자 비로소 발병경위를 조사하고 관련자들의 가검물을 채취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따라서 지난달 17일 최초 설사환자 발병에서부터 콜레라 확인까지 16일간 아무런 조치없이 콜레라 확산이 방치된 셈이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짧은 기간에 콜레라에 걸리게 된 것은 전염병에 감염된 종업원이 일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했기 때문으로, 설사환자가 바로 모니터링돼 식당폐쇄 등 신속한 대응이 이뤄졌다면 콜레라의 집단발병 사태는 막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손님들이 전국적인 분포로 콜레라 환자 발생지역이 경북뿐 아니라 경기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설사환자 모니터링제 실패 등 초반 무대책이 사태를 확산시키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인원이 2천여명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지금까지 가검물 검사를 한 사람은 600여명에 불과해 실제 환자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보건당국 및 일선 병ㆍ의원의 안일한 판단과 전염병에 대한경각심 부족으로 모니터링제가 허술하게 운영돼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영천=연합뉴스) 홍창진기자 realis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