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형 전염병들이 창궐하고 있다. 과거에 유행했다 한때 사라졌던 콜레라가 2차감염으로 확산되는가 하면 유행성출혈열 등 급성 열성질환도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6일 하루새 경기 김포시 1명,대구시 11명,경북 25명 등 37명의 콜레라 환자가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콜레라라는 진단을 받은 환자수는 전날 43명에서 80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이번 콜레라의 진원지인 경북 영천 기사식당에서 식사한 사람의 가족 중에도 설사등 전형적인 콜레라 감염증상을 보인 환자가 발견돼 2차감염도 시작된 모습이다. 콜레라와 함께 대표적 후진국형 질병인 홍역 환자수는 올들어 8월말까지 2만4천5백6명을 기록했다. 홍역 환자수는 지난 95년 71명 이후 96년 65명,97년 2명,98년 4명 등으로 급감, 퇴치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됐지만 지난해 3만2천88명으로 치솟은데 이어 올해에는 작년 수준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9월부터 농촌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유행성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 등 급성 열성질환도 추수철을 맞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유행성출혈열 환자수는 96년 1백19명,97년 1백6명 등 해마다 1백명 안팎에 머물렀으나 98년 2백19명,99년 2백1명,지난해 2백21명에 이르는 등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95년 13명, 96년 6명, 97년 4명에 불과했던 렙토스피라증 환자도 98년 92명,99년 1백33명 등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한동안 잠잠하던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세계적 이상기후와 국제적인 인적·물적 교류 확대, 집단급식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예방접종으로 1백% 예방이 가능한 후진국형 전염병이 다시 늘어난 데에는 허술한 보건행정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