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4일 밝힌 G&G그룹 이용호 회장의 범행은 구조조정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금융수법을 거의 다 동원했다는 게 특징이다. 이 회장이 동원한 기법은 우선 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이용해 부실기업을 인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회장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회사를 선정,인수한 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경영상태가 정상화된 것처럼 보이게 했다. 이어 주식투자자와 금융관계자들이 피인수회사의 경영 및 재정상태를 양호한 것으로 인식하게 되면 유상증자나 전환사채를 발행한다. 이렇게 해서 자금이 모이면 이 돈을 부실한 피인수 회사 계정에 넣지 않고 횡령하는 방법을 썼다. 이 과정에서 전환사채가 미인수되면 자신이 소유한 제3의 회사가 미인수분을 처리,제3의 회사는 전환사채 인수부분만 부각시켜 이를 담보로 잡히고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거나 매각하는 수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런 수법으로 지난 99년10월 KEP전자를 인수한 뒤 6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이중 매각된 18억9천만원은 자신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S투자개발이라는 회사를 통해 개인 차입금을 변제했다. 또한 매각되지 않은 41억여원은 S캐피탈이 전액 사들인 것처럼 꾸민 뒤 이중 17억여원은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혀 대출을 받고 나머지는 제3자에게 팔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렇게 마련한 41억여원을 주식투자등 개인용도로 사용(횡령)해 결과적으로 KEP전자에 손해를 입힌 혐의(배임)다. 이 회장은 또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마찬가지 수법으로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KEP전자,인터피온,삼애인더스의 유상증자 대금과 전환사채발행 대금 등 총 4백51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밖에 이 회장은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가조작도 한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삼애인더스를 통해 일제시대에 매장된 금괴발굴 사업을 추진하면서 D신용금고 회장 김모씨와 함께 사업추진 관련 정보를 이용,차명계좌로 삼애인더스 주식을 매입한 뒤 되팔아 1백54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챙겼다고 검찰은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은 검찰에서 "새로운 금융기법을 도입했을 뿐 개인적으로 횡령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