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합작기업으로 "놀이를 통한 교육"을 표방하는 보령메이토가 국내 유아교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지난 3월 유아용품업체인 보령메디앙스와 일본 유아교재 시장 선두업체인 메이토사간 공동출자로 출범한 보령메이토는 4개월여만인 지난 7월 서울과 부산에서 자신들의 교육방법과 제품을 소개하는 "써머스쿨"을 열고 공식 시장진입을 선언했다. 여기엔 8백여명의 유아교육 교사가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회사측은 이달중 전국 주요 도시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1천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국내 유아교재 시장에 "놀이 교육"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보령메이토의 유아교재는 기존의 학습지 중심이 아니라 각종 도구와 이를 응용한 놀이방법 위주로 고안돼 있다는게 특징이다. 교육 철학에서도 "지식교육"보다는 "놀이교육"이 강조되는 점이 색다르다.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협동정신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가령 장갑 끝에 단추를 붙여 물체를 두드리거나 친구들과 함께 손가락을 맞부딪치며 합주를 하는 "핑거 탑"이나 부직포로 만들어진 그림 인형을 판넬 위에서 움직이며 여럿이 함께 창의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판넬극장",동화책을 읽고 이를 다른 아이들과 함께 연극으로 꾸미는 "오페레타" 등이 대표적이다. 서머스쿨에 참석한 경기도 안양시 하나유치원의 정찬월(53) 이사장은 "놀이기구가 아기자기하면서도 섬세하고 응용 프로그램이 다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이같은 방식의 놀이교육이 조기교육과 영재교육을 중시하는 국내 유아 교육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일본에선 놀이교육이 지식중심 교육의 대안의 하나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어린이들이 저지르는 살인과 학교에서의 집단 따돌림 등 청소년의 일탈행위로 충격에 빠진 어른들이 조기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17일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시의 도무보육원.오키나와 최대 규모인 이 보육원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커다란 실내체육관과 천장에 매달린 형광등마다 보호망을 씌워둔 것이었다. 아이들이 마음껏 던지기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였다. 나무 바닥 위에는 고무판을 깔아 넘어져도 충격을 덜 받도록 해놨다. 주입식 교육에 자식을 맡기기 싫어 보육원을 직접 세웠다는 다카에스 이사오(47) 원장은 "일본에선 출산율 감소로 유아교육기관의 원생확보에 비상이 걸렸지만 놀이교육을 표방하는 기관에는 대기자가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메이토사의 연구기관인 일본유년교육연구회 다케이 준(60) 회장은 "아이들은 집단놀이를 통해 상대방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는 타인에 대한 배려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