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울림증(耳鳴症) 환자를 위한 새 재활 치료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무리 귀를 틀어막아도 들려오는 소리 때문에 밤낮으로 고통을 받아온 이들 환자에게 더없는 희소식이다. 박현민 미래이비인후과 원장은 "최근 이명증 재훈련 치료(TRT:Tinnitus Retraining Therapy) 또는 이명의 습관화(Auditory Habituation)라 불리는 새 치료법 덕분에 치료 성공률이 80%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 재활치료는 크게 두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이명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나 이명에 동반된 정서 불안 등을 상담과 교육을 통해 없앤다. 그 다음은 습관화 과정으로 불필요한 소리를 걸러내는 뇌의 기능을 촉진시키는 단계를 통해 이명을 느끼지 않게 한다. 박 원장은 "이명 자체는 건강에 큰 해가 되지 않는데도 대부분의 환자들은 "괴롭고 참기 힘든 병"으로 여겨 불안 우울 초조 등의 반응을 보이거나 때로 신경질적으로 돌변한다"며 "꾸준한 교육과 설득을 통해 이명에 대한 불쾌감을 잊게 하는게 치료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명은 귀의 청신경을 통해 대뇌 피질로 전달된다. 청각 자극을 인식하는 피질층 일부와 피질 하층에 소리가 전달되면서 동시에 대뇌 변연계에 이명에 대한 불쾌감이 전달된다. 박 원장은 인식을 바꾸는 훈련을 통해 대뇌 피질 및 피질하층과 변연계로 이어지는 불쾌감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치료법이 기존 방법과 차별화되는 점은 이명과 비슷한 주파수의 소리를 환자가 느끼는 이명 음량의 절반 가량으로 만들어 이를 소음발생기를 통해 환자 귀에 주입하는 것이다. 박 원장은 보청기 형태의 소음발생기를 하루에 3~4시간씩 12~18개월가량 끼고 있으면 이명으로 인한 짜증이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고 소개했다. 소음발생기는 전부 외국제품으로 한쪽 귀에 착용하는데 60만~70만원의 비용이 든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경우 임대도 가능하다. 박 원장은 "이명 재훈련 치료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다가 낮은 의료보험수가 때문에 국내 의료계에선 체계적으로 시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소음발생기를 이용한 이명습관화 치료는 환자들이 치료에 비교적 잘 순응하고 의사들의 노력도 기존 음차폐치료에 비해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권장할 만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명치료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통해 소음이나 음악을 듣게 하는 음차폐 치료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명을 인지하는 신경활동을 둔감하게 만들어 환자가 이명을 못느끼게 하는 방법이다. 단기적으로 환자의 심리가 편안해지도록 도와주고 수개월 후에는 이명을 느끼지 못하게 해준다. 그러나 치료를 중단하면 바로 이명이 느껴지는게 단점이다. 이에 비해 소음발생기를 이용한 치료는 치료기간이 지나면 거의 완치되는 효과를 볼수 있다고 박 원장은 주장했다. 이밖에 정신과적 치료인 바이오피드백요법과 최면요법, 전기자극치료법 등이 있다. 정신과적 치료는 이명을 유발하는 심리상태를 인지 훈련을 통해 개선하는 방법으로 치료효과가 낮거나 일정하지 않다. 전기자극치료는 고막을 뚫고 중이의 달팽이관(와우)에 전침을 꽂아 미세한 전류를 흐르게 하는 방법이다. 일부 환자에게는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어떤 경우에는 치료후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가 나중에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약물 요법으로는 청신경의 지나친 흥분을 억제해 주는 디아제팜 등 항경련제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은행잎 추출물 바스티난 펜톡시필린 이명 원인부위의 혈관에 주입하는 리도카인 청각개선 및 이명완화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A 등이 주로 쓰인다. 장기간 불안 우울 수면장애가 있으면 항우울제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명치료의 주류는 음차폐치료와 습관화치료로서 다른 치료는 보완적인 수단이라는게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02)512-6165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 이명치료에 도움되는 실천사항 > 1. 큰 소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한다. 2. 정기검진을 통해 고혈압이 있으면 치료한다. 3. 식사때 염분섭취를 줄인다. 4. 커피 콜라 담배 등 신경자극 물질을 피한다. 5. 혈액순환촉진을 위해 매일 적당히 운동한다. 6. 적당한 휴식을 취하고 과로를 피한다. 7. 충분한 검사로 위험한 원인이 없다고 판명되면 더 이상 두려워 하지 말고 가능하면 무시하도록 노력한다. 8. 신경쓰거나 스트레스받는 상황을 피한다. 9. 이명을 느낄 수 있는 조용한 장소는 피한다. 10. 전문의의 조언을 구하고 교육내용을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