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부터 남부지방에 내린 비와 강한 바람으로 적조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물고기 집단폐사는 이어져 피해규모가 계속 늘고 있다. 그러나 어민들이 주장하는 피해규모와 당국의 공식집계가 크게 차이나 앞으로피해액산정과 보상을 둘러싼 마찰이 예상된다. ▲피해증가= 29일 양식중인 물고기 7천여마리가 폐사한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삼기수산 가두리양식장에서 능성어와 볼락 등 25만4천200여마리가 추가로 떼죽음했다. 또 피해가 집중된 통영에서도 이미 피해를 입은 양식장에서 10여만마리가 추가로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따라 적조로 인한 폐사한 물고기는 200만마리를 넘어섰고 피해액도 3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관련기관들은 잠정집계했다. 지난 24일 통영시 욕지도에서 7만여마리가 처음 폐사한 이후 하루평균 20만마리이상씩 죽는 셈이다. 그러나 인력부족으로 신속한 피해조사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죽어 가라앉은 물고기는 집계에 제대로 포함되지 않고 있어 실제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올해 적조피해는 지난 95년에 이어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 확실하다. 국내 적조피해는 지난 95년에 사상최대인 764억원이었고 96년 21억원, 97~2000년에는 1억3천400만원~15억원이었다. ▲피해규모 논란= 집단폐사 규모를 놓고 수산당국의 공식집계와 어민들이 느끼는 체감 규모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남도는 30일 오전까지 어류폐사 규모를 152만7천여마리로 발표했지만 어민들은 통영지역에서만 최소 300만마리를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영시 산양읍연화리 연명어촌계의 경우 전체 5ha의 가두리 어장에서 지난 26일부터 현재까지 최소 200만마리가 폐사했다는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 곳 어민들은 어장의 90%가적조로 초토화돼 이같은 추산이 근거없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통영해역에서 처음 적조가 엄습한 사량도 해역의 가두리양식장에서 폐사한고기만도 최소 10만마리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욕지도를 비롯 일부 가두리에서는현장조사 공무원들의 손길이 달려 피해상황이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어민들은 "현재 수산당국의 피해집계는 물위에 떠오른 물고기만 집계하고 있다"며 "죽어 물밑으로 가라앉은 것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해수어류양식수협의 한 관계자도 "현재 피해규모는 수산당국에서 파악한 것에최소 두 배는 더 될 것"이라며 "현장조사요원의 부족으로 이같은 차이가 발생하고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적조는 소강= 국립수산진흥원과 남해안 피해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비가 내린데다 3일 연속 강한 바람이 불면서 수온이 내려가 적조생물들이 대부분 수면 아래로 내려가 흩어져 있어 밀도가 많이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동해안에서는 북동풍의 영향으로 적조띠가 계속 북상하고 있어 경북을지나 강원도 연안까지 확산되고 있다. 수진원 등은 31일에도 남해안에 비가 조금 오고 바람이 불어 적조의 소강상태는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날씨가 회복되면 적조생물의 번식과 확산이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피해는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제 및 긴급지원= 29일에 이어 이날도 민.관.군이 총력방제를 펼쳤다. 해군은 이날 경비함 등을 동원해 황토채취와 운반,살포작업을 지원했으며 육군30사단과 39사단, 해경 등도 황토운반 작업을 도왔다. 남해안과 동해안의 지방자치단체와 어민들도 100여척의 방제선과 어선을 동원해황토 1만여t을 살포했다. 한편 행정자치부와 해양수산부는 이날 경남.북과 전남 등에 적조방제 사업비 12억원을 긴급 추가배정했다. (부산=연합뉴스)이영희기자 lyh9502@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