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수표를 추심할 때 은행은 배서가 위조됐는지 여부까지 확인할 의무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배기원 대법관)는 29일 "은행측이 배서위조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제3자에게 외화수표를 결제해주는 바람에 손실을 봤다"며 수표 발행인 박모씨가 국내 모 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외국환업무취급 기준상 외화수표를 추심할 때 은행은 수표의 배서방식이 제대로 됐는지와 추심 신청인이 정당한 수취인인지 여부만 확인하면 되지 배서의 위조여부까지 조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괌에 거주하던 박씨는 지난 98년 8월 5만달러짜리 외화수표 1장을 김모씨에게 건네주면서 국내에 있는 이모씨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김씨가 수취인인 이씨의 배서를 위조,국내 은행에서 돈을 지급받아 가로채자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