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에 걸리면 정상세포의 위암세포 공격을 차단하는 단백질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27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학교 생명과학부 안광석(安光錫) 교수팀이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 인간유전체기능 연구사업단의 지원으로 진행한 위암예방과 치료에 관한 연구결과가 생물의학분야의 세계적 권위학술지인 이뮤니티(Immunity) 8월호에 실렸다. 위암세포 발생시 항원으로 작용하는 정상세포의 공격으로부터 위암세포를 보호할 수 있는 단백질이 발현한다는 것을 밝혀낸 것은 앞으로 암치료 뿐 아니라 이 단백질과 연관된 습관성 조기유산의 원인을 밝혀내는데도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면서 암세포는 인체면역시스템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조직적합항원-G 단백질을 발현한다는 것이다. 이는 임산부의 면역시스템이 외부물질로 인지된 태아를 공격하려는 성향이 있지만 태아를 둘러싸고 있는 자궁세포에는 조직적 적합항원-G 단백질이 존재해 산모의 면역시스템에 의한 공격으로부터 보호한다는 것과 같은 원리다. 조직적 적합항원-G 단백질이란 인체의 면역시스템을 방해하는 물질로서 임산부의 자궁에서만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발견을 토대로 암세포에서 조직적적합항원-G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이미 발현된 이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하면 면역시스템이 다시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한적으로 시판중이거나 개발중인 기존의 항암제들이 이미 발생한 암세포만을 겨냥한 치료용인데 반해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개발중인 조직적 적합항원-G 단백질에 대한 항백신은 암환자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정상인에게 투여시 암발생을 사전에 억제할 수 있는 예방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런 현상이 위암세포에서 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암에서도 일반적으로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도 확인중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암세포 억제 뿐 아니라 정상인의 암예방을 위한 획기적인 발견으로, 암예방 백신 개발의 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