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프로그램으로 2백여명의 사이버 증권거래 계좌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이들 계좌로 주문을 내 시세를 조작한 지방 모 대학 전자계산소 연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는 17일 지방 모 대학 전자계산소 연구원 강모(29)씨에 대해 증권거래법,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3일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웹(Web)기반 증권거래시스템을 뚫을 수 있는 해킹 프로그램을 제작한 뒤 2백만번의 접속시도를 통해 모 증권사에서 사이버 거래를 하는 고객 2백여명의 계좌와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강씨는 이어 10일간 자신의 증권계좌에 미리 매수해 둔 모회사 주식에 대해 해킹한 계좌명의로 매수주문을 내 20억원 상당의 부당매매가 이뤄진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주가를 상승시킨 뒤 이를 되팔아 4천3백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특히 강씨는 현재 모든 증권사에서 운용하고 있는 증권거래 시스템이 보안성이 취약한 점에 착안, 해킹 프로그램을 제작했으며,자신의 집에서 접속한 것을 PC방에서 접속한 것처럼 조작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강씨는 최근 주식투자에 실패해 1억여원을 날린 뒤 각종 빚에 쪼들려 생활이 어렵게 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