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유휴지 사건과 관련, '토지사용료' 항목이 누락됨으로써 ㈜원익에 대한 '역특혜' 의혹을 샀던 '사업계획서평가계획(안)'은 이상호 전 개발사업단장의 전결로 처리됐지만, 강동석 공항공사 사장도 이 전 단장의 최종 전결처리에 앞서 이 문서를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 전 단장이 ㈜원익측에 특혜를 주기 위해 세부평가기준중 토지사용료항목을 토지사용기간으로 둔갑시켰다'는 강 사장의 그동안 주장에 의문이 들게 하는 것으로, 경우에 따라선 검찰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공항공사에 따르면 '사업계획서 평가계획(안)'은 유휴지 개발에 투자하려는 업체들로부터 사업계획서를 접수하기 하루전인 지난 6월21일 처음 작성됐다. 이 평가계획서 표지는 이 전 단장이 전결 처리한 것으로 돼 있으며, 내부에는 평가단 회의에 상정되기 이전에 사업계획서의 기본요건을 심사하는 8개 항목이 명시돼 있다. 이 전 단장이 ㈜원익에 대한 '역특혜' 의혹을 받는 것은 ㈜원익이 토지사용료산출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았지만 기본요건 심사 8개 항목중 '토지사용료' 항목이 '토지사용기간' 항목으로 대체되는 바람에 1차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는 주장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전 단장의 전결로 처리된 이 '사업계획서 평가계획(안)'은 강 사장도 면밀히 검토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사장은 이 문서 4쪽 '평가위원 및 지원요원 선정 방침' 부문의 평가위원 자격표에서 외부와 내부로 구분한 원문에 줄을 긋고 '구분 철폐'라는 지시와 함께 '東'이라는 자필 사인을 첨부했다. 때문에 공항공사는 이 문서가 이 전 단장의 전결로 돼 있지만 나흘뒤인 같은달 25일 변경된 평가계획을 이 전 단장 명의로 다시 결제 처리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사장은 대외협력실을 통해 "사업계획서평가계획(안)을 검토하고 일부 수정한 것도 사실이지만 전결문서는 자세히 뜯어보지 않기 때문에 토지사용료가 누락된 것을 그냥 지나쳤던 것 같다"며 "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국회에서 토지사용료가 누락된 사실을 공개했을 때"라고 주장했다. 강 사장은 "결제나 검토가 필요한 서류가 하루에도 산더미 처럼 쌓이는데 모든 문서를 일일히 기억하기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 사장이 평가계획서를 검토하면서 가장 중요한 사항중 하나인 토지 사용료 부분을 간과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우며, 따라서 검찰수사에서 이 부분에 대한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항공사는 지난 6월말부터 7월초 사이 '사업계획서 평가계획(안)'을 토대로 기본여건심사를 실시, 6개 응모 업체중 임광토건㈜ 등 3개 업체를 탈락시켰으며 ㈜원익은 기본여건 심사를 통과한뒤 2순위업체인 에어포트72㈜(1천729억원)에 비해 훨씬적은 325억원의 토지사용료를 제시하고도 평가단 회의에서 '건설계획'과 '관리/운영계획'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혔다. (영종도=연합뉴스) 고웅석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