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부여 능산리 절터와 금강사터등 백제 관련 유적지 2곳을 16일 사적 지정예고했다. 능산리 절터는 사비도읍기(538-660) 백제 왕릉 집단분포지임이 확실한 능산리고분군(사적 14호)과 붙어 있는데다 발굴 성과로 보아도 이들 왕릉과 밀접한 관련이있는 국가 사찰이나 백제 왕실의 원찰(願刹)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추정은 지난 93년 이 절터 공방(工房)으로 추정되는 건물 터에서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가 출토된 데 이어 95년에는 위덕왕의 이름인 창왕(昌王)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백제창왕명사리감'이 확인됨으로써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능산리 절터에서는 뿐만 아니라 지난 92년 이래 올해까지 모두 7차에 걸친 발굴조사 결과 중문-목탑-금당-강당이 남북 일직선에 배치된 이른바 일탑일금당(一塔一金堂)이라는 전형적인 백제 가람 형식을 하고 있음이 드러났고 사비시대 목간과 각종 생활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금강사 터는 백제 때 문을 연 이래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 때까지 법등이 있었던유서 깊은 사찰로 지난 64년과 66년 두 차례 조사 결과 초창 이후 적어도 두 차례에걸친 중건(重建)이 있었음이 드러났고 '金剛寺'(금강사)라는 글자가 적힌 기와가 출토됐다. 가람 배치 구조는 능산리 절터처럼 목탑을 갖춘 '일탑일금당' 식이지만 이와는달리 남북이 아니라 동서쪽 방향을 따라 관련 건축물들이 일렬로 들어서 있다. 금강사 터는 발굴조사 완료 이후 무려 30여년 만에 충남기념물 제31호라는 격에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벗어 버리고 국가 사적으로 승격되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