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시정을 촉구하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을 비난하는 시민들의 규탄시위가 서울시내 곳곳에서 열렸다. 한국 정신대 문제 대책협의회(공동대표 윤정옥)와 태평양 전쟁 피해자 보상 추진협의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8개 시민단체는 이날 낮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시민.학생 등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56주년 8.15 기념집회를 가지는 한편 일본총리의 신사참배에 항의하는 한일연대 시위를 가졌다. 양미강 정대협 총무는 "고이즈미 일본총리의 신사참배는 과거만행에 대한 참회의 의지가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본정부는 이제라도 과오를 깨닫고 공식사과와 보상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신대 정호순(82) 할머니는 "사과는 커녕 일본총리가 신사를 공식참배한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이제는 우리 젊은이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일본전쟁책임을 생각하는 히로시마의 회' 사무국장 후쿠도메 노리아키(福留範昭)씨 등 3명의 일본시민단체 관계자도 참석, 최근 일본정부의 행보를 비판,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구호를 외치며 공평동 한미은행 앞까지 행진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회장 이만신)도 여의도공원 야외무대에서 일본내 3천여곳에 버려져있는 조선인 유골 귀환을 위한 특별사진전을 개최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한 서명운동을 이틀째 이어갔다. 또 서울미술고(교장 김정수) 학생과 교사 등 200여명도 이날 오전 서울 관악구 봉천1동 학교내에서 왜곡된 일본교과서 수정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진 뒤 서울대입구역까지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일본 역사왜곡 문제점 등을 알렸다. 특히 이들은 이 학교 만화동아리에 의해 제작돼 14일부터 낙성대 지하철역 구내에서 전시전을 열고 있는, 역사교과서 왜곡 실상을 알리고 왜곡 수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만화 '역사는 살아있다'를 일본대사관에 전달할 방침이다. 국회조찬기도회(회장 김영진)가 주최한 `역사교과서 왜곡 수정촉구 및 고이즈미총리 신사참배 규탄 금식기도회'도 기독교계 여성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 기도회를 마친 뒤 여의도 순복음교회 앞까지 항의행진을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