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총재 서영훈)는 강제징용 사할린 동포들의 영주귀국을 위한 '제2의 고향마을'을 건설해 달라는 뜻을 일본 적십자사에 전달했다. 한적 남북교류국 민병대 국장은 13일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일본 적십자사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사할린 거주 한인동포 지원 공동사업체 제17차 운영위원회를 개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운영위원회에서 한적은 영주귀국을 희망하는 한인 1세들이 2천여명이 넘는 점을 감안, 안산 '고향마을'에서 드러났던 복지시설 미비 등 제반 문제점들을 보완한 영주 귀국 아파트를 조속한 시일 내에 건립해 줄 것을 일본측에 전달했다. 또 지금까지 러시아인을 배우자로 둔 영주귀국 희망자들은 영주귀국을 할 수 없다는 원칙도 인도적 차원에서 시정돼야 한다고 보고 이들의 영주귀국을 허용하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사할린 잔류 한인 2, 3세들의 자긍심 함양과 전통문화 전수를 목적으로 설립 예정인 '사할린 한인문화센터'의 조속한 건립과 이에 따른 설계 및 시공, 감리를 한국이 주관하는 방안도 일본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번 운영위원회에서도 사할린 동포들의 영주귀국이 '제2의 이산'을 가져와 가족동반 영주귀국이 절실하다는 현지 한인들의 시급하고 현실적인 기대는 거론조차 안돼 반발이 예상된다. 한편 17차 운영위원회에는 일본적십자사의 가부라키 시니치(鏑木伸一) 국제부장, 고카와 나오키(粉川直樹) 국제구호과장 등 3명이 참가했으며, 이들은 한적이 제의한 안건을 일본 정부에 전달, 9월말까지 그 결과를 보내줄 것을 약속하고 돌아갔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