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을 남북정상회담 이전의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에 비유했다면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형사항소5부(재판장 조용구 부장판사)는 12일 재벌 명예회장을 김정일위원장에 빗댄 혐의(모욕) 등으로 기소된 유모(48) 피고인에 대해 피고인과 검찰의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대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독재자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특정인을 그에게 비교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경멸로 받아들여진다"며 "정상회담전 김정일 위원장에 비유한 것은 모욕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피고인은 지난해 모재벌 박모 명예회장이 K대 음대 교수 배모씨의 연주를 혹평한 일이 벌어지자 "정상회담전 김정일이 생각나는군요. 일인독재 ... 앞날이 없습니다" 등 내용을 담은 e-메일을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그러나 "연주평을 둘러싼 박씨와 배씨 사이의 문제가 신문에 보도되기는 했지만 피고인의 e-메일 내용은 기사에 포함되지 않아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명예훼손 혐의는 무죄"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지법이 지난 5월 유 피고인에 대해 모욕죄만 인정,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자 피고인과 검찰은 모두 항소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용 기자 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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