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 회장 엄용섭)가 10일 오후 비상임시총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11일부터 MBC 전 매체에 대한 출연을 거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당분간 원만한 사태해결이 어렵게 됐다.

MBC와 연제협측이 물밑에서 꾸준한 접촉을 가져왔음에도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데다가 연제협이 「시사매거진 2580」과「미디어비평」내용을 문제삼아 MBC를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13일 제기한다는 방침이어서, 양측의 감정적 대립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TV뿐 아니라 라디오, 서울뿐 아니라 지방 MBC 계열사까지 출연을 거부키로 연제협이 강경방침으로 선회하자 MBC측은 빠른 시일내에 사태해결이 어렵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MBC 예능국은 부장단회의를 갖고 차질을 빚고있는 오락프로그램의 내용 일부 개편키로 했다.

가수들의 출연거부로 불방을 거듭하고 있는「생방송 음악캠프」(매주 토요일 오후 5시 10분)시간에는 오는 25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 30분에 방송되던「코미디하우스」가 대체 편성된다. 그 동안 이 시간에는 청춘시트콤「뉴논스톱」과「코미디하우스」의 재방송이 편성돼왔다.

「목표달성 토요일」(매주 토요일 오후 6시 10분)은 당장 11일부터 본격적인 새코너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쿨의 동물천하', '스타서바이벌, 동거동락' 코너는 폐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악동클럽'은 존속시킨다는 방침이다. 현재 제작진은 코너MC인 개그맨 이휘재의 출연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새 코너는 오는 9월초부터전파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각 코너의 하이라이트가 계속 방송될 예정이다.

「일요일 일요일밤에」(매주 일요일 오후 6시 10분)도 '러브하우스'를 대체할 새 코너를 9월초 방영예정으로 준비중이며, 지난 5일부터 '박경림의 전국대발견'이라는 새 코너를 내보내고 있다.

한편,「섹션TV, 연예통신」은 김용만의 단독MC체제로 방송이 계속된다.

신종인 MBC 예능국장은 "이제 연제협이 제시할 특별한 '카드'가 없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제협 관계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보면 빨리 해결돼야 된다고 서로 이야기하면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MBC 라디오국은 13일부터 각 프로그램의 CP 및 PD들이 모인 가운데 전체회의를열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MBC 라디오에서 연제협 소속 연예인들이DJ를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FM 플러스」(91.9㎒, 매일 오후 10시),「클릭 1020, 이동건입니다」(91.9㎒, 매일 오후 8시),「이주노의 뮤직토크」(95.9㎒, 매일 밤 12시5분) 등. 이 DJ들은 6개월 단위로 구두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계속 출연할 수도 있으나, 연제협측에서 서면계약이 아니므로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DJ를 바꿔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연제협측은 일단 이들에 대해 일주일간의시간여유를 두고 출연을 계속하게한다는 방침이다.한편, 각 프로그램의 코너를 진행하는 연제협 소속 연예인들은 교체가 불가피하다.

라디오국에서는 일단 같이 일할수있는 연예인들을 섭외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며, 출연을 거부한 가수의곡들을 라디오에서 방송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대응방안으로 검토중이다.

이기호 MBC 라디오국장은 "언더그라운드, 포크 등을 좋아하는 다양한 청취자층이 있기 때문에 아이돌스타로 구성된 연제협 소속 가수 일부가 출연을 거부한다고하더라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방 MBC 계열사들은 연제협 소속 연예인들의 출연거부 확대조치로 인해 크게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평균 17%에 불과한 자체제작 TV 프로그램 가운데 대부분이 지역뉴스 또는 생활정보 내용이며, 연예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

한편, 연제협도 MBC와 접점을 찾지못하고 사태가 갈수록 확대일로를 치닫고 있는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연제협의 서희덕 대변인은 "가능하면 빨리 사태를 해결하고자 했으나 MBC가 제시한「섹션TV 연예통신」을 통한 경과설명과 유감표명은 우리가 제시했던 최소한의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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