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는 보기엔 좋지만 영양가가 형편없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식품의 가치를 꼭 영양만으로 논할 수는 없다. 자칫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 식탁의 가지요리는 그 빛깔과 향긋한 냄새만으로도 입안 가득 군침을 돌게 한다. 고운 보라색을 가지고 있어 요리의 악센트 역할을 하는 가지의 주성분은 안토치안계의 나스닌(자주색)과 히아신(적갈색)이다. 이중 나스닌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레스테롤치를 낮추고 동맥경화 등 순환기계통의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가지를 고혈압에 좋은 것으로 여겨왔다. 가지는 모세혈관을 보호,강화시키는 비타민P을 가지고 있음도 밝혀졌다. 가지의 학명은 솔라눔으로 라틴어 솔라멘에서 나왔다. 솔라멘은 진정(鎭靜)이란 뜻이다. 가지과 식물은 진통제로 쓰이는게 많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갖게 됐다. 그만큼 가지는 진정효과가 큰 식품이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지는 산후 40일 동안 산모에게 먹여선 안되는 금기사항으로 되어있다. 산모가 우울증이나 혼란상태에 빠지게 한다는 아랍의 미신에서 유래된 것이다. 또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가지에는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성분도 있다고 한다. 가지는 영양분이 적은 식품이라고 하지만 기름을 잘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튀김용 재료로는 썩 좋은 식품이다. 가지나물에 참기름을 섞는 것은 맛뿐 아니라 열량 공급을 쉽게 하고 기름의 소화흡수율을 향상시키는 이점을 갖는다. 가지와 기름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건양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