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음식이 맛이 있는 요인중에는 연회장의 분위기와 실내 장식이 큰 몫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호텔마다 고급스럽고 규모가 큰 연회일수록 실내 장식에 많은 신경을 쓴다. 얼음조각은 실내장식 중에서도 갈수록 대중화되고 인기를 더해가는 분야중 하나다. 음식의 신선감을 더해주고 연회장의 품위를 한층 격상시켜 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일본에서는 얼음조각가가 독립된 직업으로 정착된지 오래다. 프리랜서로 뛰는 얼음조각가도 많고 호텔이나 대형음식점과 얼음조각 전속계약을 하기도 한다. 얼음 조각가가 되려면 우선 사물에 대한 관찰력 도안력 응용력 예술성이 뛰어나야 한다. 주어진 주제에 따라 단시간 내에 다양한 선과 평면을 구사할 수 있는 직관력과 손재주가 필요하다. 작품이 빨리 녹아 없어지므로 마음을 비우는 자세도 요구된다. 국내에선 아직 아이스카빙 분야를 가르치는 전문적인 교육 기관은 없다. 얼음 조각가가 되려면 일단 호텔의 조리 분야나 아트 분야에 취업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보통 미대를 졸업한 사람들에게 자격이 주어지는 호텔 아트분야의 신입 사원 중에서 지원하거나 그 방면에 자질을 보이는 사람이 기성 얼음 조각가로부터 사사를 받게 된다. 또 얼음창고 등에서 일하며 조각 기술을 배우기도 한다. 이 경우 실력을 인정받게 되면 호텔에 취업을 하거나 자유 계약에 의해 일을 맡게 된다. 얼음조각은 음식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조리부에 있는 사람 중에서 발탁되어 기술을 전수받기도 한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