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 등이 발굴된 충남 부여군 능산리 절터에서 백제 때의 사찰 이름과 관직 명칭 등을 먹글씨로 쓴 목간(木簡) 23점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이는 지금까지 출토된 백제시대 목간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문자기록이 부족한 백제사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부여박물관은 7일 이같은 사실을 발표하고 "그릇과 빗 젓가락 건축부재 등 백제시대 생활상 연구에 유용한 목제유물도 다량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토된 유물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寶憙寺(보희사)'라는 절 이름을 적은 목간이다. 윗부분만 파편상태로 발굴된 이 목간에는 '四月七日 寶憙寺 智眞 (지진)-- 乘(승·?)--'이라는 글씨가 씌어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보희사는 사찰 이름이 확실하며 삼국시대의 사찰 이름으로는 처음 등장하는 것"이라며 "능산리 절터의 백제 때 절 이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다른 목간에서는 삼국사기를 통해 그 존재만 알려져 온 16등급의 백제 관직중 제11품인 '對德(대덕)'과 6품인 '奈率(나솔)'이라는 글자가 인명과 함께 나왔고 행정구역 이름,산림이나 전답에 관련되는 문구 등도 확인됐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