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상류에 조류가 확산되면서 이 지역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려가는 어민과 상인들이 어획량과 손님이 크게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6일 충북 옥천.보은군과 연안 어민들에 따르면 지난 4일 '조류 대 발생'이 발령된 대청호 상류가 녹색 이끼로 뒤덮이며 어획량이 크게 줄어 하루종일 조업에 나서도 헛 그물만 걷어올리기 일쑤다. 보은군 회남.회북지역에는 현재 45명의 어민들이 대청호에서 붕어와 잉어, 쏘가리 등을 잡아 생활하고 있으나 녹조가 번진 지난달부터 어획량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또 어획물도 쏘가리와 메기 등 고급어종 대신 붕어와 잡어가 주류를 이뤄 하루종일 그물을 건져 올려도 2만-3만원 벌기가 힘겹다. 옥천군 군북.안남지역 60여명의 어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최근 어획량 감소로 조업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 지역서 20여년째 물고기를 잡고 있는 손학수(52.옥천군 군북면 석호리)씨는"지난 봄까지 10여 채의 그물을 치면 하루 20-30㎏은 거뜬히 잡아 올렸는 데 녹조가번진 이후 10㎏정도 잡기도 힘들다"며 "고기잡이가 시원치 않자 이달 들어 아예 조업을 중단하는 어민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청호 변에서 회나 매운탕을 끓여 파는 음식점들도 손님이 크게 줄어 어려움을겪고 있다. 보은군 회남면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창수(45)씨는 "계절적인 비수기에다 대청호의 녹조까지 겹쳐 손님이 아예 찾아들지 않는 날이 허다하다"며 "녹색으로 변한호수를 본 손님들은 날 음식 먹기를 꺼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 대청호 회남지역의 조류발생 정도를 알리는 엽록소(클로로필-a)와 남조류 세포 수는 각각 142.2㎎/㎥와 121만8천115마리/㎖로 나타나 4일에는 사상초유의 '조류 대발생'이 발령됐다. (옥천.보은=연합뉴스) 박병기기자 b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