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찜통더위와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각 가정이 에어컨을 켜야 하는 지를 놓고 '현실적'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정부가 에너지 수요관리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전기요금누진제 때문이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일반 가정의 한달 평균 전기사용량을 300㎾h로 보고 이 이상을 사용하는 가정에 대해서는 누진율을 적용해 많은 전기요금을 부과하는 제도. 여름철에 전력 소모량이 가장 많은 에어컨을 매일 켤 경우 가정의 월평균 전력사용량이 300㎾h를 초과하는 것은 예사이고, 그 결과 전기요금은 누진제가 적용되면서 2∼3배 이상 많이 나온다는 게 시민들의 얘기다. 김태형(32.서울 강남구)씨는 "2년전 무더위를 견디지 못해 에어컨을 샀으나 올해는 전기요금 누진제로 인해 사용하기가 겁나 매일 사용량을 점검하는 등 줄이고 있다"며 "오히려 에어컨보다 선풍기를 쓰는 시간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한나(30.주부.서울 송파구)씨는 "냉난방용품 사용으로 인해 월평균 전력사용량은 점차 늘고 있어 걱정"이라며 "지난해 10가구중 3가구가 에어컨을 갖고 있다는데 정부는 서민층에 맞게 새로운 전기요금 체계를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