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6명의 귀중한 목숨을 앗아간 천안 `꿈의 궁전' 여관 화재 사건은 러브 호텔에서의 사건이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투숙객 상당수가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리는 눈치. 특히 병원으로 후송된 투숙객 27명 가운데 단국대병원으로 실려 갔던 수도권에주소를 둔 40대의 김 모, 이 모, 한 모씨는 치료를 받으라는 병원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에서의 치료를 고집하고 돌아갔다. 또 사고 조사에 나선 경찰이 객실에 묵었던 투숙객들 모두에게 귀가시 경찰에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으나 32개의 객실 가운데 사망자가 발생한 곳 등 9개 객실 손님들만이 신분을 밝히고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 투숙객 6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치는 큰 화재 속에서도 일부 투숙객은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불이 꺼진 뒤 유유히 걸어나오기도 해 소방관을 어리둥절케했다. 30대의 한 투숙객은 "잠에서 깨어난 뒤 화재가 난 사실을 알았다"며 "불길은 커녕 매연도 방으로 전혀 스며들지 않았다"고 머쓱해 했다. 천안 소방서 관계자는 "30여개의 객실 가운데 질식 사망 사고가 난 4-5층에서도일부 객실은 그을림 피해조차 없는 곳이 있다"며 "그래서 인지 일부 투숙객들은 불이 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천안=연합뉴스) 정태진.윤석이기자 seoky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