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보다 무서운 유독가스...' 3일 충남 천안의 한 여관에서 발생한 불은 투숙객들이 잠든 사이 퍼진 유독가스때문에 미처 피할 사이도 없이 6명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 갔다. 이날 불이 처음 소방서에 신고된 시간은 오전 2시 58분. '펑'하는 굉음과 함께 놀라 잠을 깬 인근 주민들의 신고로 소방서 구조차들이 출동했으나 이미 여관 전체에 유독가스가 퍼진 상태로 투숙객들이 복도를 이용해 탈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출동 소방관들은 1-3층의 투숙객들을 창문 등을 통해 먼저 구조하기시작했으나 유독가스가 먼저 스며든 4-5층 투숙객 5명은 방안에 고립된 채 이미 유독가스에 질식, 생명을 잃고 말았다. 특히 이 여관 뒤편으로는 구조 사다리차의 진입이 불가능해 투숙객 1명은 차오르는 유독 가스를 피해 4층에서 뛰어내렸으나 결국 숨지고 말았다. 또 화재 발생 시간대가 투숙객들이 대부분 곤하게 잠든 새벽이어서 유독 가스의확산을 일찍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도 큰 인명 피해를 불러 왔다. 더구나 이 일대는 천안의 대표적 여관촌으로 많은 투숙객이 인근 유흥가에서 술을 마신 채 투숙했던 것으로 알려져 화재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것이다. 한편 이 여관에 설치된 자동화재탐지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큰 인명피해를 가져온 한 원인이다. 화재 경보음이라도 크게 울렸더라면 유독가스가 확산되기 전에 피해가 컸던 고층 투숙객들이 서둘러 대피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다. (천안=연합뉴스) 윤석이기자 seoky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