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3시께 충남 천안시 신부동 37의 88 `꿈의 궁전' 여관(업주 김병찬.45)에서 불이 났다. 이날 불로 4-5층에서 잠들어 있던 조정훈(31.광주시 남구 동선동)씨 등 남자 5명과 정해숙(26.여.서울시 강서구)씨 등이 유독가스에 질식되거나 유리창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다 목숨을 잃었다. 또 김선래(22.여.경기도 하남시)씨 등 30명도 가스에 질식돼 단국대병원 등 5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화재 신고 및 진화 불을 처음 보고 신고한 오한풍(59.여관업)씨는 "직원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던중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들려 나와보니 `꿈의 궁전' 2층 유리창이 깨지고 연기가새나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직장동료와 함께 상가에 다녀오던 중 406호에 투숙했다 구조된 김주곤(44.서울시 양천구 목동)씨도 "잠을 자는데 매캐한 냄새가 나 복도로 나왔으나 연기가 가득차 있어 그대로 방 안에서 구조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불이 나자 천안소방서 소속 구성 및 두정소방파출소 직원 20여명과 펌프차 4대,물탱크차 2대, 화학차 1대 등이 1차 출동한 데 이어 곧바로 소방관 120여명과 펌프차 9대, 물탱크차 1대 등이 추가 투입돼 진화 및 투숙객 대피유도작업을 펼쳐 오전4시께 불길을 완전히 진화했다. 그러나 오씨의 신고 이전에 이미 여관 전체에 유독가스가 가득 차 있었고 투숙객들이 대부분 화재사실을 모른 채 잠들어 있었기 때문에 가스질식을 피할 수 없었다. 재산피해 이날 불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에 32개 객실을 갖춘 여관 내부 1천259㎡ 가운데 지하 1층 기계실과 4-5층 객실 및 복도 등 551㎡를 태웠다. 불은 또 객실 에어컨과 냉장고, TV 등 집기도 태워 모두 4천500여만원(소방서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1시간여만에 진화됐다. 화재 원인 및 경위 경찰은 여관 지하 1층 기계실이 가장 심하게 탄 점으로 이곳을 최초 발화지점으로 보고 있다. 이곳에서 발생한 불은 건물 내 닥트시설을 통해 맨 위층인 5층으로 번졌으며 이과정에서 닥트시설 안에 들어있던 전선 등이 타면서 엄청난 양의 유독가스가 뿜어져나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온수공급을 위해 가동되던 지하 1층 내 보일러 시설이 과열되며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사망자 명단 ▲조정훈 ▲정해숙 ▲김경태(26.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박정환(23.전남 담양군 고서면 주산리) ▲김은석(23.지체장애 4급.전남 담양군 창평면 유천리) ▲박흥식(22.전남 담양군 고서면 주산리.이상 단국대병원 안치) (천안=연합뉴스) 정태진.정윤덕.윤석이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