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의 업부추진비(판공비) 내역공개를 놓고 전국적으로 지자체와 시민단체들이 3년째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어 행정력과 예산낭비를 줄이기 위해 합리적인 공개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3일 행정자치부와 각 시.도에 따르면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부산과 대구, 대전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지난 99년말부터 시민단체의 업무추진비 전면공개 요구에 대해 소송이 진행중이거나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다. 서울과 울산시, 충북.경남도 등은 업무추진비 사본 열람공개를 주장하는 지자체와 사본을 아예 제출하라는 시민단체의 요구가 맞서 소송이 진행중이다. 전남과 제주도의 경우 포괄적인 내역을 공개하자 시민단체에서 세부내역 전체를 공개하라며 소송을 제기해 2심과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이들 지역에서 법원은 1심에서 대부분 "업무추진비 지출목적이 공적인 업무인만큼 사용대상인 공무원과 법인, 일반인에 관한 정보는 주민등록번호를 뺀 나머지 모두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또 "복사본 열람만 허용한 것은 적법한 재량권 행사로 볼 수 없고 서류량이 많아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민단체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지자체에서는 대법원까지 간다는 방침이다. 해당 지자체에서는 "업무추진비 지출대상자의 이름까지 공개할 경우 '업무추진'자체가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고 사생활 보호차원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공개 요구자가 영업이나 선거전략 등의 목적에 이용하거나 개인이 무차별하게 세부 내역 사본을 요구한다면 인력과 자원낭비가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비해 부산과 대구, 대전시는 전 실국의 업무추진비까지 사본을 제출하고 있어 시민단체와의 마찰은 없으며 인천시와 강원.경북도는 사본을 열람하는 선에서 시민단체들이 양해하고 있는 분위기다. 업무추진비 공개 이후 충남지역에서는 당진참여자치연대가 당진군수와 군의장등의 지난해 업무추진비 일부 사용이 공금횡령에 해당한다며 고발했으며 대전 중구청과 청양군수는 업무추진비 일부를 반납하거나 다른 예산으로 사용할 움직임을 보여 시민단체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원의 원주참여자치시민연대는 원주시장의 판공비 내역을 분석해 지난 99년부터 올해까지 20-30%씩 삭감토록 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업무추진비 공개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완전공개 및 사본제출로 내려지고 있지만 지자체에서는 판결내용의 일부 또는 전체를 수용하기 힘들다며 항소하거나 대법원에 상고하고 있어 행정자치부 차원의 지침이 마련되지 않는 한 법정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경남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안홍준(安鴻俊.50)상임대표는 "행정정보 사본도 청구자가 유료로 받고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므로 무분별하게 청구하진 않을 것"이라며 "아직 어느 지역 소송도 대법원 판결까지 내려지지 않은 상태여서 대법원 판례가 나오면 전국적으로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소송이 비슷한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어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해 행자부에서 합리적인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조만간 인력과비용이 적게드는 공개방법 마련을 위한 법령정비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행정정보공개법에 따라 해당 지자체에서 판단할 문제며 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보 공개의 범위와 방법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해야하며 중앙정부가 너무 세부적인 사항까지개입하는 것도 부적절하고 지침을 내릴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정학구기자 b94051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