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배경찰서는 2일 양아들을 서커스 단원으로 혹사시키면서 매질을 일삼는 등 수년간 학대해온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한모(57.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남편 최모(58)씨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 87년 5월 당시 만 2살이던 최모(14)군을 양아들로 입양, 곡예훈련을 시킨뒤 만 7살이 된 94년부터 전국을 돌면서 접시돌리기등 서커스 공연을 시키고, 묘기도중 실수하면 구타를 일삼아 최군에게 성장장애와 다리마비 증세를 초래한 혐의다. 최씨는 또 고향친구로 부인과 사별한 최군 친부의 부탁으로 최군 형제를 맡아 기르면서 취학도 시키지 않은 채 이틀에 한번꼴로 전국 건강식품판매 행사장등을 돌며 '2인극단' 형식으로 공연을 해오면서 그간 챙긴 공연료(1회당 100만원가량)중 최군 몫인 6억원 가량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최군보다 2살 많은 형은 93년 가출, 행방불명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상습구타로 눈수술까지 받은 최군은 현재 신장과 체중이 또래의 평균치(162㎝,53㎏)에 훨씬 못 미치는 153㎝, 46㎏으로 최근 성장장애 판정을 받았으며 작년부터는 걸음도 제대로 못걷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군은 지난달초 가출, 양부모를 경찰에 신고했다. 최군은 "도망가고 싶은 적은 많았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데다 달아났다 붙잡히면 더 심한 폭행을 당할 것같아 참아왔다"며 "남들처럼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장이 신청된 한씨는 "나는 최군을 학대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