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의 셔틀버스 운행이 금지된 지 한달이 지나면서 당초 예상을 크게 빗나간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업체들의 매출은 오히려 늘고 재래시장은 손님이 거의 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시내버스 승객수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도심 교통체증 완화라는 목적도 승용차 이용 고객이 크게 늘면서 되레 교통체증만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셔틀버스 운전사들은 일자리를 잃고 생계마저 위협받는 부작용이 벌어지고 있다. ▲매출변화= 2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의 경우 셔틀버스 중단이후 고객수는 다소 줄었지만 매출액은 늘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저녁시간대 고객수와 1인당 구매금액이 롯데백화점 부산점의 경우 바겐세일 기간이 포함된 지난 7월 한달간 고객수는 총 101만1천900여명으로 역시 바겐세일이 있었던 작년 7월보다 300여명 줄어드는데 그쳤다. 그러나 매출은 573억원으로 작년보다 5.3%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고객수가 3%가량 줄었으나 매출은 5%가량 늘었다. 할인점의 경우도 홈플러스 서부산점의 경우 7월중 하루 고객수는 평균 1만3천명으로 6월보다 5% 줄었지만 하루매출(4억9천여만원)은 되레 10%이상 늘었다. 이마트 등 다른 할인점들도 마찬가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제시장과 부산진시장 등 부산의 재래시장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손님증가가 거의 없다. ▲소비행태 변화= 셔틀버스가 사라지면서 낮시간대 주부들의 쇼핑이 줄어든 반면 퇴근시간 이후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한 가족단위 쇼핑이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하루 입점 승용차가 하루 7천400여대로 종전보다 13.3%나 늘었고 홈플러스 서부산점도 하루평균 1천대가 늘었다. 쇼핑횟수가 줄면서 한번에 구입하는 금액도 백화점은 평균 5%, 할인점은 10%가량 커졌다. 특히 할인점의 경우 저녁 8시이후 고객수가 6월보다 크게 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고 40%대로 높아졌다. ▲대중교통 승객변화= 셔틀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가장 덕을 볼 것으로 기대했던 시내버스는 승객이 전혀 늘지 않았다. 오히려 6월보다 3%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개통으로 지속적으로 승객이 줄어드는 추세에다 방학인 점을 감안하면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반면 택시와 마을버스는 승객이 다소 늘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대부분의 쇼핑객들이 무거운 짐 때문에 자가용 승용차나 택시를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교통체증 심화=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한 이유 중의 하나가 도심교통체증 완화였으나 그동안 승용차 대신 셔틀버스를 이용했던 쇼핑객들이 승용차를 몰고 나옴으로써 유통업체 주변 도로는 주말이나 바겐세일 기간에는 극심한 혼잡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그 일대 다른 도로들마저 연쇄체증을 일으켜 오히려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역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실직 운전사= 부산의 경우 311대에 이르는 셔틀버스 운전사 대부분이 자기 돈으로 버스를 구입해 용역업체에 지입하는 형식으로 운행해오다 일시에 일자리를 잃었다. 대당 6천만~7천만원을 주고 구입한 버스가 발이 묶인 채 처분마저 어려워 당장 생계마저 위협받는 운전사들은 유예기간을 줄 것을 요구하며 항의시위와 집회를 잇따라 열고 있다. 전국적으로 4천여대에 이르는 셔틀버스가 쏟아져 나오면서 팔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고철신세로 전락했다. 400여명에 이르는 부산지역 셔틀버스 운전사들은 "대부분 40대 후반으로 자녀 교육 등에 한창 돈이 필요한 시기에 아무런 사전대책도 없이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부당하다"며 "성의있는 대책이 없으면 차량을 이용한 집단거리시위와 차량방화 등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연합뉴스)이영희기자 lyh9502@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