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도로구조와 신호체계를 먼저 정비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한 포상금제는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전문신고꾼을 양산할 뿐이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교통위반 사진촬영 포상금제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과태료를 물은 네티즌들은 안티사이트(www.antiphoto.com)를 개설하고 반대스티커 부착운동 등 연대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사이트는 오는 10일까지 반대 서명운동과 함께 과태료고지서 반납운동 등을 펼칠 예정이다. 안티사이트는 문을 연지 보름여만에 1만3천여명의 네티즌들이 방문,수백건의 사연이 올리고 있다. 불합리한 교통체계와 구조물이 범죄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성토가 압도적이다. 자가운전자라고 밝힌 이홍섭씨는 "유턴을 하는 흰색점선이 지나치게 짧아 불가피하게 유턴을 하게되는데도 점선을 늘리지 않은채 고지서만 남발하고 있다"며 당국을 비판했다. "데니스 킴"이라는 ID의 네티즌은 "같은 장소에서 두번씩이나 걸려 고지서를 받았다"며 "2m짜리 점선때문에 신호 한번에 2~3대의 차밖에 지나가지 못하는데도 노란선에 걸쳐 있는 차량들을 죄다 고발해 범법자를 만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법률적인 조언과 시당국을 대상으로 한 집단 행정소송 등 적극적인 구제방안도 오가고 있다. "파산지경"이라는 ID의 네티즌은 "용인에서 기흥까지 출퇴근하는데 고지서때문에 부부싸움을 하고 파산지경"이라는 글을 올렸다. 안티사이트이지만 수십년동안의 잘못된 관행탓이나 남들보다 빨리가겠다는 욕심에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내용도 올라와 있다. 양홍규씨는 "법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편리하자고 있는 것이고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왜들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희철씨는 "파파라치를 탓하기전에 자신의 교통법규 준수 수준을 되돌아봐야 한다"며 "잘못된 교통정책이라도 다수의 안전을 위해서 반대에 앞서 이를 지키는게 시민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교통위반사진 촬영제에 대한 찬반논쟁은 "건강한 시민정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말로 해선 안듣기 때문에 법대로 한다는 당국"과 "부당한 교통체계와 계도기간도 없는 법집행을 통해 국민을 범법자로 내몰고 있다"는 네티즌의 견해차이에서 잇속을 챙기는 전문사진꾼. 정말 우리사회에서만 볼 수 있는 "한국적인 풍경"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사이버기자 ked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