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과 함께 한국불교의 양대 종단인 태고종(총무원장 혜초)의 주류와 비주류가 종권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태고종 비주류측 승려 300여명은 30일 오후 서울 신촌 봉원사에서 '전국 승려대회'를 열려 했으나 신도들의 저항으로 실패하자, 백련사로 옮겨가 승려대회를 개최한 뒤 성북동 총무원 청사의 무력접수에 나섰다. 이들은 승려대회에서 '비상대책회의'를 구성, 중앙종회 등 현집행부의 해산을 주장해 온 서철화 스님을 사실상의 총무원장인 의장으로 자체 추대했다. 이로써 지난 6개월간 총무원장이 세 차례나 바뀌는 내홍으로 얼룩진 태고종은 '1종단 2총무원'의 분종사태를 맞게 됐다. 이날 비주류측은 현집행부가 여성신도 등을 동원해 봉원사를 폐쇄하자 백련사에서 승려대회를 개최한 뒤 곧바로 성북동 총무원 청사로 옮겨가 무력진입을 시도했으나 비슷한 숫자의 집행부측 승려들의 완강한 저항에 막혀 실패했다. 진입기도 과정에서 총무원 청사의 대문이 부서지는 등 다소간의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태고종의 내분은 19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됐던 종연 스님이 자격시비 끝에 낙마한 뒤 양측간의 종권 다툼으로 번져 세 차례나 총무원장이 바뀌면서 격화돼 왔다. 현 총무원장인 혜초 스님은 지난 3월 양측으로부터 합의 추대됐으나 이후 비주류측 수장격인 인곡 전 총무원장의 재임시절 비리의혹 조사를 공론화하면서 비주류측의 반발을 샀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