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의 특징은 기간이 길어졌다는 것과 강수량의 지역적 편차가 크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종전에는 장마전선이 통상 7월20∼24일사이에 수명을 다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보다 1주일 이상 더 지속돼 중부지방은 8월2일까지 장마권에 들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장마가 예년의 평균 종료일을 훨씬 넘도록 기승을 부리는 것은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의 대륙성 고기압과 세력싸움을 벌이면서 장마전선이 그 사이인 중부지방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남서쪽으로부터 수증기가 계속 공급되고 있는 점도 장마가 장기화되는 다른 원인이다. 현재 대만을 강타한 제8호 태풍 '도라지'가 몰고 오는 수증기로 인해 장마전선은 내달 2일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게릴라처럼 특정지역에만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30일 새벽 5∼6시 사이에는 서울 북한산에 시간당 81.5㎜,은평구에 50.5㎜의 장대비가 각각 쏟아진 반면 중랑구는 2.0㎜,강남·관악구는 1.0㎜,강동·송파구는 0.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에대해 "이번 장마전선은 범위가 좁은 데다 곳곳에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