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또다시 서울.경기 지역에 국지성 호우가 퍼붓자 침수피해를 겪었던 저지대 주민은 물론, 해당 지역 관계당국도 바짝 긴장하며 수해 대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지하주택이 유난이 많아 폭우가 내릴 때마다 상습 침수지역으로 꼽히는 동대문구 이문동과 휘경동 일대 주민들은 지난밤 천둥.번개를 동반한 큰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또다시 집이 잠길까봐 창고에 넣어둔 양수기를 꺼내놓는가 하면, 혹시나 하수구가 막힐까봐 집앞 쓰레기를 치우는 등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강서구 방화동 일대 상인들도 평소보다 1~2시간 빨리 가게에 나와 차양막을 점검하고 가게앞 쓰레기를 치우는 등 바쁜 모습이었다. 이달 중순 폭우로 수해를 입었던 관악구 신림6동 저지대 무허가 주택 주민들은비가 제법 내렸는데도 불구, 별다른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언제 다시 집이 침수될지 모른다는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문1동에 사는 공모(54)씨는 "2주전에 비 피해를 한 번 겪었더니 이제 비만 와도 잠을 못잔다"며 "어젯밤에도 밤새 비가 오락가락해 주민들과 함께 동네를 한 번둘러보고 동사무소에도 전화를 하는 등 거의 한잠도 못잤다"고 말했다. 관계당국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관악구청은 이날 새벽 관내에 단 7㎜의 비가 내렸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 직원 절반이 대기하며 상황을 지켜봤다. 동대문구청도 관내 동사무소를 포함, 직원의 절반이 밤새 기상예보를 주시하며관내에 대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직원들은 관내 빗물펌프장 수위와 정상가동 여부를 시간단위로 점검하고, 이문1동과 휘경1동 등 반지하주택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했다. 동대문구청 재해대책본부 조덕래(39)씨는 "토요일 출근해 집에 가 옷도 못갈아입었다"며 "지난 번처럼 주민피해도 없어야 하고 관재(官災)라는 비난을 듣지 않기 위해 직원의 절반이 밤새 관내 강수상황을 체크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