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남자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32.3명, 여자는 10.0명에 이르고 있다. 이중 B형간염바이러스(HBV)의 감염으로 인한 사망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돼 HBV의 박멸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 99년 한국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국내에 시판한 먹는 간염치료제 "제픽스"(성분명 라미부딘)는 현재로서는 HBV를 퇴치할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다. 그러나 시판 3년째가 되면서 이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것이 관찰돼 이로 인한 환자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간염심포지엄"에서는 제픽스 내성균에 대한 장기 연구 결과가 소개돼 이들 간염환자의 불안을 덜어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연구 결과를 간추린다. YMDD 변종 =제픽스를 복용하면 몇달후부터 간염증지수인 ALT치가 정상으로 떨어지고 HBV의 혈중 DNA양과 e항원(감염성의 지표)이 극적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일부 환자군에서는 다시 DNA양이 올라가는 것이 관찰됐다. 바이러스의 DNA 중합효소의 유전자염기서열이 바뀐 "YMDD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생겼기 때문이다. 제픽스의 작용원리는 새로 합성되는 DNA 체인에 끼어 들어가 HBV가 DNA를 생성 또는 연장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DNA 중합효소에 변이가 일어나면 약효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변종에 대한 대처 =YMDD 변이는 제픽스를 복용하는 환자중 1년후에는 25%, 2년후에는 42%, 3년후엔 53%, 4년후에는 67%에서 생기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한혜원 미국 토머스제퍼슨 의대 교수에 따르면 초기 간염일 경우 계속해서 제픽스를 투여하면 다시 ALT치와 HBV의 혈중 DNA양이 줄어들고 e항원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명심할 점은 e항원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약을 끊어버리면 그동안 증식이 억제됐던 간염바이러스가 너무 빨리 확산돼 오히려 환자에게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YMDD 변종이 생겼더라도 계속 약을 복용해야 간경변이나 간암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 제픽스의 용량을 늘릴 필요는 없으며 다른 항바이러스 제제를 같이 병용하면 내성도 줄고 더 빠른 시간안에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픽스에 대한 종합평가 =대체로 HBV가 후천적으로 감염된 서양인이나 초기 감염상태인 동양인에게는 제픽스를 1년이상 복용할 경우 약을 끊어도 될 정도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HBV의 DNA와 e항원이 혈액속에서 검출되지 않을 경우에 해당된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감염돼 수십년동안 HBV바이러스와의 전쟁을 한 동양인 간염환자들은 제픽스를 복용해도 증상이 가라앉고 HBV의 증식이 억제될 뿐이지 약을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실정이다. 무증상 보균자의 경우 환자의 ALT치가 정상이면 그냥 두고 ALT치가 올라가면 혈중 DNA와 e항원의 양을 검사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방콕=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B형 간염바이러스 표지자 (검사항목-설명) ] HBs 항원 - 양성인 경우는 감염상태 HBs 항체 - 양성인 경우는 과거에 B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현재는 완치되어 있음을 나타냄. 백신접종으로도 양성화된다. HBc 항체 - 감염초기부터 출현하여 장기간 계속됨. 낮은 항체가는 과거에 B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며 높은 항체가는 감염상태가 계속되는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로 본다. HBe 항원 - 양성의 경우는 바이러스가 활발하게 증식하며 감염력이 강함을 나타낸다. s항원, e항원이 다같이 양성이고 GOT.GPT치가 비정상이면 심한 B형만성간염이다. HBe 항체 - 양성이면 바이러스가 감소되고 감염력도 약화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HBV-DNA 폴리머라제 - 혈액 중의 B형간염바이러스의 양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