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환각 테크노파티'가 국내에서도 젊은이층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9일 검찰에 적발된 마약 밀매.투약 사범 중에는 주한미군, 미군속 자녀, 해외유학생뿐 아니라 대학생, 회사원 등이 대거 포함돼 있고 특히 10대와 20대가 주류를이루고 있다. 이들은 `피카소거리'로 불리며 젊은층의 인기를 끌고 있는 신촌 대학가와 이태원, 강남역 등지의 테크노클럽에서 주말마다 열리는 테크노파티에 참석, 마약을 복용하고 춤과 음악을 즐긴 것으로 검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해외 유학생과 교포 등을 통해 미국 등 잘못된 외국 유흥문화가 유입되면서 이들 대부분은 죄의식을 느끼지 않은 채 엑스터시와 해쉬쉬 등 초강력 환각제를거리낌 없이 복용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오히려 춤과 음악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 실제로 이번에 적발된 마약사범 중 한명은 "심한 경우 수천명이 모이는 대규모 테크노파티에서는 참석자의 60∼70%가 엑스터시를 복용하기도 한다"고 진술해 이런시각을 뒷받침했다. 검찰은 환각효과가 히로뽕의 3∼4배에 이르는 엑스터시가 최근 무지개 색깔 등다양한 색채와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있어 젊은이들의 탈선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고있다. 이번에 적발된 마약 밀매사범 가운데는 머리가 좋고 공부도 잘하는 외국 유학생도 일부 있었는데, 이들은 학비나 용돈 마련을 위해 방학기간을 이용, 외국 현지에서 한알에 수천원에 구입한 엑스터시를 몰래 들여와 5만∼7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연기획사의 주최로 열리는 대형 테크노파티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대대적으로광고되는데다 외국 유명 DJ가 파티를 주재해 외국 청소년들까지 입국, `환각파티'에동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정식 영업허가를 받은 테크노클럽에서 마약 거래 및 투약 행위가 공공연히이뤄지는데도 좁은 공간에서 외국인 등 많은 인원이 밀집, 사고 위험과 인권침해 시비 소지가 있어 일제단속이 쉽지 않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테크노클럽을 중심으로 한 마약류 확산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달했다"며 "마약유통이 의심되는 테크노클럽에 대해서는 상시 감시체제를가동하고 세관과의 공조를 통해 마약 유입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