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을 맞아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성 어린이 뇌수막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국 주요 병원마다 하루평균 5~10명 안팎의 어린이 환자들이 뇌수막염 증상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뇌수막염은 크게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으로 나뉜다. 이중 바이러스성이 전체 뇌수막염의 80% 가량을 차지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원인은 말 그대로 바이러스. 따라서 한번 걸렸다고 해서 면역이 되지 않으며 예방접종을 해도 안심할 수 없다. 특히 놀이방 탁아소 등에서 집단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증상 =뇌와 척수를 덮고 있는 얇은 막을 뇌수막이라고 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혈관을 타고 뇌에 침투한 바이러스로 인해 이 막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보통 3~7일의 잠복기를 거쳐 2~3일간 열이 난다. 가벼운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심하면 탈수 증상을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뇌를 자극,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뇌수막염이 의심되면 아이에게 고개를 숙이도록 해보자. 뇌수막염에 걸리면 두통이 너무 심해 이런 자세를 취할 수 없다. 눈을 크게 뜨고 빛을 바라보게 하는 것도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뇌수막염 환자는 불빛을 똑바로 응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아이의 목이 뻣뻣하거나 심하게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 또는 계속 토하는 경우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선 척수액을 채취해 감염여부를 진단한다. 척추사이 공간을 가는 바늘로 찔러서 뇌척수액을 얻어서 검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성인지 또는 세균성 뇌수막염인지를 판별할 수 있다. 치료법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해열제로 열을 내리고 영양주사로 체력을 보충해 주면서 충분한 안정을 취하면 대개 일주일 안에 좋아진다. 집에서 간호할 때는 실내 온도를 20~22도, 습도는 60% 정도로 유지시킨다. 열이 나면 옷을 모두 벗기고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로 온 몸을 닦아준다. 찬물은 말초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 순환을 오히려 방해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그래도 열이 지속될 경우엔 시럽형 해열제를, 아기가 약을 먹지 못하거나 토할 때는 좌약을 사용한다. 열이 계속되면 탈수현상이 올 수 있으므로 보리차나 이온음료를 마시게 한다. 단 뇌압이 올라갈 땐 뇌부종이 생기지 않도록 뇌압을 떨어뜨리는 치료를 해야 한다. 따라서 먼저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법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대부분은 장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장 바이러스는 주로 대변에 많이 포함돼 있다. 용변 후엔 반드시 어린이 손을 씻긴다. 엄마도 아이의 기저귀를 간 뒤 손을 깨끗이 닦아야 한다. 뇌수막염이 유행할 때엔 가급적 바깥 나들이를 삼가고 외출을 하더라도 사람이 많은 곳은 안가는게 좋다. 또 외출 뒤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겨야 한다. 옷은 자주 갈아 입히고 익힌 음식을 먹여야 한다. 전염을 막기 위해 여름캠프 등 집단 생활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특히 병원 신생아실처럼 많은 아기들을 돌보는 간호사나 영.유아를 돌보는 놀이방 및 탁아소 교사들은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 도움말=세란병원 소아과 서정아 과장 (02)737-01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