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일본 정부의 검정승인을 받아 기세를 올렸던 '새 역사교과서'가 일본내 반대세력과 한국, 중국 등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면서 내년도 역사 교과서로 채택될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일본 100여개 지역 교육당국이 문제의 교과서를 내년도 역사교과서로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일본의 양심있는 반대론자들은 새교과서 채택 반대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론자들은 각 지역 교육당국에 새교과서 채택 거부를 촉구하는 팩스와 전화공세를 퍼붓고 있으며, 많은 언론인과 전문가들은 새교과서 문제점을 지적한 책자까지 펴내고 있다.

더구나 한국과 중국 등 일본에 피해를 당했던 국가들의 반발 또한 거세다.

특히 지난 1910-45년 일제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한국은 일본과의 모든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일본에 문화시장 추가 개방 취소를 발표하는 등 초강경 자세를 불사하고 있어 일본 정부를 당혹케 하고 있다.

일본 '아동교과서연대21' 의장인 타와라 요시후미는 "정부와 달리 많은 일본 국민은 여전히 이 교과서가 부적절하다는 양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사실이 아시아 인근국가들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일본내 우익진영 및 새교과서 집필진들은 자신들이야말로 반대론자들의 압력에 의한 희생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각 지역의 교과서 채택에 있어 새교과서가 단 1군데도 채택된 곳이 없고 갈수록 거부가 늘고 있는 점은 반대론자들에게 설득력과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문제의 교과서는 지난 6월초 시판된 이래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켜 51만5천부나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으나, 각 지방 교육당국들이 새교과서에 우려를 표명하고 주변국들과의 관계 훼손을 우려함에 따라 새교과서 채택이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이전에 새교과서를 교재로 채택했다가 최근 결정을 뒤집은 도치기현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도치기현의 한 관계자는 이 교과서를 채택한 이후 지역 주민들의 항의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새교과서 집필자인 타카모리 아키노리는 도치기현의 번복 결정이 반대세력의 계획적이고도 지속적인 사보타주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교과서 출판사인 후소사(扶桑社)측도 실제로 이 책이 교과서로 사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을 시인하고 있다.

일본 규정에 따르면 각 지방 교육당국은 내년 4월부터 각급 학교에서 새로 사용할 교과서 1종을 내달 15일까지 채택해야 한다. 현재 시중에 나온 역사교과서 8종에 달한다.

(도쿄 A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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