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째 객실 서비스 '원동헌' 대한항공 수석사무장 ] 민항기 객실서비스만 30년을 해온 남자 승무원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대한항공의 원동헌(54) 수석사무장. 대한항공이 날갯짓을 시작한 지 2년 뒤인 1971년 승무원으로 입사한 그는 26일로 만 30년을 맞았다. 30년 비행생활 동안 2만6천6백시간을 기내 승무원으로 일해 온 그는 희귀했던 남자 승무원직에 도전해 객실 훈련원장,객실서비스 검열사무장 등을 거치며 기내 서비스를 선진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응급처치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없었던 지난 76년 하와이행 기내에서 갑자기 쓰러진 남자 승객을 인공호흡으로 회생시킨 일은 지금도 승무원들 사이에서 책임을 다한 귀감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 일로 승무원에게 서비스 훈련만 시켜오던 대한항공이 기내 환자 발생에 대비한 응급훈련을 실시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에게는 대한항공 직원의 최고 영예인 KALMAN상이 주어졌다. 하와이∼LA노선 운항 때는 기내식을 적게 준비하는 바람에 아리랑 카트를 비행시간 내내 밀고 다니며 음료수와 주류로 손님들의 배를 채우게 한 일화 등 숱한 보람과 실수가 그의 비행경력에 녹아 있다. 지난 4월 현직 승무원으론 처음 이사로 승진한 기쁨을 맛보기도 했던 그는 정년을 2년 앞둔 지금도 현장 지도팀장의 직책을 수행하며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마지막까지 신세대 후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원 수석사무장의 표정엔 감회가 서렸다. 인천공항=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