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시각장애인이 바둑 황제 이창호(27)와 한판대결을 벌인다. 전북 시각장애인 도서관장인 송경태(41)씨는 오는 21-22일 전주교육대학교 강당에서 열리는 제3회 이창호 배 전국 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 참가, 10여명의 애호가와함께 이창호 기사와 다면기 대국을 치를 예정이다. 이날 대국은 송씨가 대회 첫날 부수행사로 치러지는 친선 바둑대회에 참가하고싶다는 뜻을 전하자 이창호씨가 즉각 수락해 이뤄지게 됐다. 송씨는 23살때 군대에서 사고로 시력을 잃기 전 아마 3급 실력을 인정받은 바있어 이번 대국에서 7-9점의 돌을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씨와 송씨의 바둑이 성사되자 한국기원 전주본부측은 시각장애인 전용 바둑판이 없어 애를 태우다 수소문 끝에 경기도 안양시 모 기원에서 우송해오기로 했다. 이 바둑판은 바둑알을 판에 끼워 넣을 수 있도록 홈이 패어 있으며 바둑알에도흑과 백 어느 한쪽에 십자형 블록을 달아 구분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것이다. 송씨는 "이 지역 출신 바둑 황제와 수담을 나누게 돼 기쁘다"며 "시각 장애인들에게도 바둑을 보급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씨는 시각장애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캐나다 암벽등반을 비롯하여 백두, 한라산 등정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주=연합뉴스) 이윤승기자 lov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