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서 치러진 남북 농민 통일대회는 남과북의 농민단체들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 남측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전여농)의 농민 680여명과 북측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소속 농민 600여명 등 모두 1천300명에 이르는 인원이 참가한 남북 단일 교류 행사로는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행사 진행 과정에서도 남과 북의 농민들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이 두 차례나 되는 등 남북 농민들이 직접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양측 참석자들이 한민족임을 확인하는 행사가 됐다는 평이다. 남북 농민단체들은 이번 행사의 핵심을 `6.15남북공동선언 관철'에 둠으로써 공동선언을 `통일의 이정표'로 만들려는 북측의 의지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인식은 북측 승상섭 농근맹 위원장이 개막사에서 "북과 남의 농민들은 자기들의 근면성과 땀을 아낌없이 땅에 바쳐가듯이 조국통일의 이정표인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성스러운 위업에 구슬땀을 바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에도 잘 나타나 있다. 더욱이 이번 행사는 남북공동선언 1주년인 지난 6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이어지는 남북 공동행사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남북교류와 협력 분위기 증진에도 도움을 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남한 농민들과 함께 방북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 '6.15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 실무협상단은 남북 농민행사를 참관하는 한편 북한의 '민족통일촉진운동기간 북측준비위원회'와 회의를 가졌다. 이 실무협상단이 북측과 가진 회의 결과는 또다른 남북 공동행사 등으로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농이 북측 농근맹에 제안한 '남북농민연대회의'의 성사 여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전농은 이번 행사에서 남측의 모든 농민단체와 북측 농근맹이 참여하는 '6.15남북공동선언 관철을 위한 남북농민연대회의'를 제안했으나 농근맹은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강산=연합뉴스) 한동철기자 hdc@yna.co.kr